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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재미있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KT가 인터넷TV(IPTV) 올레TV를 통해 ‘프로야구 편파중계 및 멀티앵글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내용.


솔직히 기사만 봐서는‘편파 중계’니 ‘멀티 앵글서비스’니 하는 것들이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야구를 원래 좋아하기 때문에 케이블 채널을 통해 중계되는 프로야구를 자주 챙겨보지만 ‘편파중계’는 처음이어서 기회가 되면 꼭 봐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마침내 20일 저녁, 기회가 왔습니다. 스포츠채널 iPSN(채널 50번)에 시선을 고정시켰습니다.

이날 부산 사직구장에선 홈팀 롯데자이언츠와 원정팀 SK와이번스간의 3연전중 첫 경기가 열렸습니다.

이날 경기는 포스트 시즌을 방불케 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두 팀이 2011 프로야구 정규시즌 ‘2위 자리’ 다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상황이 상황인 만큼 ‘편파해설’에 대한 기대도 커졌습니다.

TV를 켜고 iPSN 채널에 맞추니 역시 총 3개로 구성된 화면으로 바뀌더군요. 이것이‘멀티 앵글’입니다.

멀티 앵글 화면에서는 좌측은 메인화면, 우측은 2단으로 분리돼 응원단 및 덕아웃, 다른 각도에서 잡은 화면 등 수시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멀티 앵글서비스’는 개인적으로 큰 만족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화면의 질, 타자와 투수중심으로 앵글을 잡는 기존 메인화면 외에 경기장내에서 이뤄지는 여러 가지 화면을 동시에 제공하는 콘텐츠는 정말 훌륭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러한 화면구성이 개인적으로 경기의 몰입을 방해했습니다.

자꾸 시선이 여러 화면으로 분산되다보니 타자와 투수간의 숨막히는 수싸움의 묘미를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물론 이는 컨텐츠의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개인의 주관적 선호도에 대한 차이라는 생각입니다.

처음이라 어색해서 그럴까요. 아무튼 ‘멀티 앵글’을 포기하고 가급적 한 화면으로 경기를 시청했습니다.

다만 공수가 교대될때 메인 화면에서는 지리한 대부업체 광고가 나오지만 우측 작은 화면에서는 여전히 경기장이나 덕아웃의 분위기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매우 좋게 평가됩니다.  


다음은‘편파 해설’에 대한 소감입니다.


시청자는 두 팀의 편파 해설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물론 중립해설도 제공됩니다. 리모컨의 빨간 버튼만 누르면 곧바로 편파해설로 바뀝니다.


어제 경기에서는 저는 ‘롯데 편파해설’에 맞춰놓고 들었습니다.


특별히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롯데 자이언츠가 SK 와이번즈 보다는 좀 더 역동적이고 다혈질의 팀 컬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편파해설이 좀 더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프로야구 스타선수 출신인 마해영 위원이 롯데측 편파해설을 맡았습니다. 평소 차분하고 객관적인 해설자로 평가받는 그가 어떻게 ‘편파 해설’을 할 것인지 사뭇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편파해설’을 듣다보니 사실 기대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편파’의 수위가 예상했던 것 보다 낮았습니다. 그동안 해왔던 ‘중립 해설’의 관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듯 했습니다.

또한 ‘편파 해설’임을 감안하더라도 해설의 객관성이 흔들리는 경우도 어쩔 수 없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이제 시작된 상황에서 ‘오늘 롯데가 이길까요?’ 라는 팬들의 질문이 올라왔을 때 ‘긍정적’으로 대답해줄 수 밖에 없거나, 또 객관적으로 9회초 SK의 공격에 매우 거셌던 상황에서도 낙관적으로 롯데 중심적인 시각에서 ‘잘 막아 낼 것이다’라고 해설을 풀어내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편파 해설’은 TV를 보는 재미를 한층 크게 높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엄격한 가치 중립이 요구되는 해설자에게 '편파'라는 모순을 들이대는 것, 그 자체가 이미 혁신적인 컨텐츠의 진전입니다.


다만 '편파 해설’에 대한 평가는 당분간 간극이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편파 해설’은 어디까지나 방송의 재미를 확장시켜주는 콘텐츠입니다.

즐겁게 웃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콘텐츠에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어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컨텐츠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편파 해설’외에 정말로 야구 매니아 층이 시청할만한 ‘매니아 버전’도 하나쯤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출범 30년이 됐고, 600만 관중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 세월과 관심의 무게 만큼 인터넷에는 정말로 웬만한 야구 감독 뺨치는 전문가들이 넘쳐납니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본다면 이제 막 걸음마를 뗀 ‘편파 해설’은 아직 성이 안찰 듯 합니다.

2011/09/21 15:26 2011/09/21 15:26
SK C&C가 13일 여의도에 있는 중국 식당인 열빈에서 점심 식사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점심은 오는 11월11일, SK C&C가 거래소시장 상장에 앞서 증권 출입기자들과 먼저 인사를 나누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자리에는 회사의 IR담당 임원이 주재를 합니다.

하지만 이날은  CEO를 맡고 있는 김신배 부회장(사진)이 직접 나섰습니다. 물론 회사의 재무담당, 사업지원부문장 등 임원들도 대거 동행했습니다.  첫 인사인 만큼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일부 기자들은 좀 의아해 하기도 했습니다.  

더구나 김 부회장은 올해초부터 SK C&C 대표를 맡았고,  직전까지는 SK텔레콤의 CEO를 맡은 IT업계의 거물입니다. 

간략한 회사 소개자료가 끝나고 곧바로 질의 응답이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SK C&C와 관련해서는 SK그룹의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해 이미 여러차레 뉴스에 오르내렸던 탓일까요?  의외로 싱거운 질문과 답변이 오갔습니다. 

그래서 좀 어색했지만... 김 부회장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SK C&C의 Captive Market 비중이 여전히 높다. 그런데 이는 '땅짚고 헤엄치는' 사업 모델이다. Non -  Captive Market의 비중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설명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이 의외로 김 부회장에게는 좀 고약하게 느껴졌나 봅니다.  

참고로 'Captive Market 매출' 이란  계열사 관계에 있는 SK그룹사 매출을 의미합니다.
즉 SK텔레콤, SK에너지, SK브로드밴드 등 지주회사인 SK(주) 산하 9개 자회사를 포함한 직간접적인 매출이죠.

이날 나눠준 자료를 뒤져보니 2008년 SK그룹사 매출이 8270억원에 달하더군요. 전체매출 1조2750억원중에서 8270억원이라면 60%가 넘는 비중입니다.  

반면 'Non -  Captive Market 매출' 이란  SK그룹과는 관계없는 순수한 외부 사업 매출입니다.

결국 회사가 질적으로 성장하려면 이 부분의 매출이 높아져야 겠지요. (물론 이같은 모그룹 의존도는 SK C&C뿐만 아니라 삼성SDS, LG CNS도 사정이 비슷합니다. )

여기에서 김 부회장은 'Captive Market 매출'을 '땅짚고 헤엄치기식 매출'로 인식한 기자의 질문에 조금 억울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약간 발끈한 듯 보이기도 했습니다.

김 부회장은 이 질문에 즉각적으로  "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IT아웃소싱 서비스는 최고 수준이며, 또한 대표적으로 SK텔레콤의 2500만 고객을 지원하는 빌링(과금)시스템은 세계적으로도 높게 평가받는  SK C&C의 작품"이라는 요지의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또한 동석한 그룹사 지원담당 임원 2명도 이 질문에 대해 부연했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김 부회장의 요지는 이것입니다.

"SK그룹사 매출, 즉 'Captive Market 매출'이라고 해서 평가절하될 이유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를 통해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글로벌 SI시장에서 경쟁력 있게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김 부회장의 논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룹사 매출이 더 힘듭니다. (김 부회장이 이같은 인식을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질문을 던져본 것입니다만)

실제로도  'Captive Market 매출'에 대한 기존의 인식은 좀 수정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단순히 그룹 계열사라고해서 무조건 IT아웃소싱이나 SI물량을 밀어주지는 않습니다.

물론 여전히 타 그룹의 IT서비스 업체가 SK그룹의  IT사업을 따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그렇다고하더라도 최소한 어쩔 수 없이 계열사이기 때문에 밀어주는 것은 옛날 얘기입니다.

철저한 계약관계를 따지고 갑과 을이 분명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 경계가 뚜렷합니다.  

실제로 요즘 대형 IT서비스 회사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그룹 계열사에 파견돼 프로젝트 PM을 맡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합니다.  
  
한발 더 나아가,  얘기가 나온 김에 Captive Market에 대한 보다 긍정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때로는 Captive Market 이 'Non -  Captive Market 보다 실제로는 더 중요하다는 논리가 그것입니다. 

예를들어, SK그룹 차원에서 보면, SK C&C가 SK그룹 계열사들에게 0완벽한 IT서비스를 지원하게 될 경우, 이를 통해 얻게되는 그룹 전체의 이익이 SK C&C가 대외사업을 해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즉 SK텔레콤의 최첨단 빌링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가동됨으로써 해서 얻게되는 직간접적인 이익이  SK C&C의 매출보다 훨씬 클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Captive Market 매출에 숨어있는 의미는 중요하게 해석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이날 김 부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대외사업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이같은 논리로 Captive Market에 대한 중요성도 크게 인식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2009/10/14 03:17 2009/10/14 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