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업계의 대형사인 LG CNS는 최근 주목할만한 뉴스 하나를 공개했습니다.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40억원 규모의 '다목적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 개발사업을 계약했다는 내용입니다. 사업은 이미 알려진바와 같이 2014년까지 무인헬기 비행체와 지상통제시스템 통합한 표준 플랫폼 개발하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참고로‘무인헬기’는 우리 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고부가가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것이 군사적 목적일 때에는 무인정찰 또는 무인 공격용으로 사용될 수 있고, 만약 민간용으로 사용될때는 대형 토목공사의 공사 감독, 산불방지, 지리정보 취합, 산불방지 등 다양한 방면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무인헬기는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 융합기술의 결정체입니다. LG CNS는 전통적으로 전투지휘통제시스템(C4I)을 비롯한 국방 SI(시스템통합)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습니다.


그 연장선상 시도한 것이 바로 이 '무인 헬기'사업입니다. 국방 정보화에 대한 노하우에 임베디드SW와 무선통신기술, 기체 제작 기술 등이 완벽하게 결합돼야만 가능한 이 사업은 지난 2010년 7월, LG CNS가 '비전 2020' 전략에 따라 스마트기반의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해온 사업중 하나입니다.

참고로 LG CNS는 '비전 2020' 전략에 따라 관련 기술들을 개발해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무인 헬기'사업외에 앞서 최근 발표된 공장구축 및 운영서비스를 통합한 ‘스마트팩토리솔루션’, 건물의 에너지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관련한 전산시스템을 통합환경으로 지원하는 ‘스마트 그린 솔루션’ 등이 그것입니다.


‘IT 융합 솔루션’ 기반의 비즈니스로 회사의 체질 자체를 바꾸고, 이와함께 국내 보다는 해외사업의 비중을 50%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비전2020’ 전략의 핵심인데 지금까지는 꾸준하게 관련 솔루션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에는 역시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줘야하나 봅니다. 주지하다시피 대기업의 공공IT 시장 진입을 금지한 '개정 SW산업 진흥법'에 때문입니다.


‘대기업의 공공SW 참여제한 예외사업 고시(안)’은 오는 11월 24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상식선에서 봤을때 무인 헬기는 LG CNS가 국방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큰 기대를 걸만한 시장입니다. 문제는 국방은 대표적인 공공사업이라는 점이 LG CNS에게는 무인 헬기 사업에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무인헬기’기술이 가지는 여러가지 특수성, 예를 들면 국가의 안보를 위해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솔루션입니다. 따라서 기존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는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서게 될 경우 정부는 예외 규정을 두고 '공공시장 진입 금지의 예외 항목'으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관련하여 최근 지경부 주도로‘예외사업 심의위원회’를 구성할 인선 작업에 착수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정부의‘공공사업 참여 금지 예외사업’ 지정 여부를 떠나, 이같은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것은 수백억원 또는 수천억원의 R&D 예산을 쏟아 부어야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는 사업추진에 커다란 걸림돌일 수 밖에 없습니다.

주어진 자원과 인력을 쏟아붇고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 기업에겐 피할 수 없는 원칙입니다. 특히 대기업은 더 그렇습니다.

만약 대기업의 공공시장 진입을 크게 제한하는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이미 나와있는 상황이었다면 LG CNS는 아마도‘무인헬기’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했을 것입니다.‘IT 융합’ 사업으로 개발해야할 사업은 이것 말고도 수없이 널려 있습니다.


LG CNS의 입장에서는 무인헬기 사업은 당연히 국방, 민간 시장 모두를 겨냥한 사업이었을 것입니다.


물론 LG CNS측은 민간시장에서도 충분히 시장성이 있는 만큼 설령 국방 시장에 차질이 있더라도 무인헬기 사업의 전망은 매우 밝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해외시장에서 이미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속마음까지 여유로운지는 의문입니다.

더구나 무인헬기 시장은 사실 국내 시장보다는 군용, 민간 수요를 불문하고 해외 시장의 잠재력이 훨씬 큰 상황입니다. 실제로 유럽, 동남아, 남미 등 신흥 개발국에서 무인헬기에 대한 수요는 크게 중가하고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활발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미 솔루션이 운영되고 있는 국내 레퍼런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해외 시장 진출시 국방 분야에서의 레퍼런스가 매우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아직 ‘SW산업 진흥법’은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발전적 상생’이라는 법의 취지를 벗어나 IT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는 결과가 초래된다면 그것 역시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IT융합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회사에게 정부 정책이 당근은 없고 채찍만 휘두르고 있는 꼴입니다.

어찌됐든 지금까지는 개정된 ‘SW산업 진흥법’이 의도하지 않게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워놓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쯤이면 주요 IT서비스 기업들의 경우, 내년 사업전략의 윤곽이 서서히 잡혀야하는데 여전히 관망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IT 유통사업’ 진출 뉴스가 부쩍 많아졌습니다. 기술 개발, 신수종 사업 창출에 매달리기보다는 유통을 통해 매출 외형이나 키우자는 뜻으로 읽힙니다. 결코 달갑지 않은 현상입니다. SW산업 진흥법을 놓고 다시 한번 폭넓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2012/09/25 23:47 2012/09/25 23:47

<사진>대우정보시스템

AT커니가 최근 대우정보시스템의 경영권 인수 사실을 공식화하자 IT서비스업계가 정부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불편한 심기는 딱히 하나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런 저런 요인들이 복합된 듯 합니다.

먼저, 정부 정책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일 많습니다. 사실 '불편한 심기'보다는 '분노'에 가깝습니다. 대기업 계열의 한 IT서비스업체의 관계자는 "아마도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부작용으로 나타난 첫 사례일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중소 IT기업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적 취지를 벗어나 외국계 컨설팅사회사가 낼름 그 과실을 따 먹었다'는 냉소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책의 실패'? =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의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은 국방, 전자정부 등 특정분야을 제외하고는 공공 IT시장 진입이 어려워집니다.


이젠 어떤식으로든 그 공백을 중견 IT업체들이 메워줘야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견 IT업체들은 공공 IT시장에 뛰어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여전히 많지만 그래도 해법을 찾아야합니다.

일단 중소 IT업체들로서는 ▲공공사업을 수행할 전문 인력의 확보 미흡, ▲공공 IT부문의 노하우의 부족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력 충원'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경영상의 선택입니다. 공공 IT시장의 기회는 열렸다고는 하나 매출이 확대된다는 보장도 없고, 더구나 사업이 신통치 않을때는 뽑아놓은 인력들은 고스란히 경영에 부담을 주는 '고정 비용'으로 남게됩니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이런 고민의 와중에 뜬금없이 외국계 컨설팅회사인 AT커니의 대우정보시스템 인수 소식을 접하니 IT서비스업체들 입장에서는 뒷맛이 씁쓸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과연 AT커니의 대우정보시스템 인수를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의 사각 지대를 교묘하게 파고든 사례로 봐야할까요.


◆분노 보다 불안? = 한편으론 IT서비스업계는 이번 M&A의 성격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M&A의 주체가 정체불명의 사모 펀드가 아닌 AT커니처럼 브랜드가 알려져 있고, 실력도 인정받고 있는 회사가 직접 시장을 노크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기존 IT서비스업계를 긴장하게 합니다. '분노'가 미묘하게 '우려'로 바뀌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견 IT업체들은 대기업 IT서비스업체들이 빠져나간 공공 IT시장에 고만 고만한 체급이 경쟁자들이 싸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엉뚱하게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여우가 나간 자리에 호랑이가 들어앉은 형국일까요.


AT커니와 같은 '의외로 까다로운 복병', '호타 준족'들이 시장에 입할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IT업계 내에선 'SW산업 진흡법'개정안 에는 이러한 사각지대가 아직도 너무 많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IT서비스업계는 상호출자제한 규정에 저축되지도 않으면서 공공IT사업 참여제한 규정에서 매출액 상한기준을 피해갈 수 업체들을 통한 우회로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IT시장에서는 SW산업 진흥법의 테두리에서 자유로운 중견 IT업체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AT커니의 대우정보시스템 인수발표이후 주식시장에선 M&A 기대감이 반영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부차적인 현상입니다. '몸값'이 아닌 주가는 언제든 변화기 마련이고 본질이 아닙니다.

◆정책의 취지와 방법론의 한계 = 정책입안자들이 법과 제도를 입안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은 '정책의 취지', 즉 방향성입니다.

면 가장 피해야할 것은 정책의 취지는 어느순간 망각한채 법안의 문구에만 함몰되는 경직성입니다.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의 올바른 정책적 취지는 말그대로 SW산업 진흥을 위해 중소 IT기업의 사업 기회를 넓혀주는데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 IT기업의 공생, 그리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자는 정책적 취지는 좋으나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하자가 있어보입니다.

상호출자제한 법인에 속하지않은 중견 IT서비스업체 관계자의 지적이 와닿습니다.

그가 말한 취지는 대략 이렇습니다.


"기존 대기업 IT서비스업체들의 횡포와 폐해는 말안해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IT업계가 정부에 원했던 것은 '우리들만의 시장(Market)'을 따로 만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엄정한 시장 질서, 입찰의 투명성, 공정한 기회와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입해 달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급보증의 문제때문에 100억원대가 넘는 대형 공공 IT사업을 규모가 적은 중소기업이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중소기업이 웬만한 규모의 정부사업을 마음놓고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지급보증제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합니다. 정책의 취지는 바로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2/05/25 08:19 2012/05/25 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