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이 끝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논쟁이 서서히 불붙고 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Social Media)가 과연 신뢰할 만 한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이미 대선 직후,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졌고, 일부에선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빅데이터’(Big Data)와도 논리적으로 연결되기때문에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제기된 그중 가장 주목할만한 것은 소셜 미디어의‘폐쇄성’문제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이번 대선에선 지상파나 오프라인 신문 등 주류 언론에서 다뤄지지 않는 대선관련 내용들이 SNS와 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폭발적으로 공유되고 전파됐습니다. 혹자는 이를 ‘주류 언론과 소셜 미디어의 대결’이라고 규정짓기도 했는데 그것이 과장은 아닌 듯 보였습니다.


◆SNS는 개방과 폐쇄성, 두 얼굴을 가졌다 = 그러나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소셜 미디어의 위력은 과대 포장됐다”는 비판을 수용할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소셜미디어가 갖는 한계, 즉 서로 정서가 맞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 툴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바꿔말하면 나와 다른 의견의 존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너무 과소평가됐거나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IT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일종의 과장과 착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해왔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소셜미디어가 가장‘개방적’이라고 생각됐던 장점이 오히려 사실은 ‘폐쇄성’의 문제를 동시에 안고 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관점입니다.


지난 3월, LG유플러스는 4.11 총선을 앞두고 다음소프트와 공동으로 SNS를 통한 유권자 분석 서비스를 출시해 주목을 끌은 바 있습니다. SNS상의 사건과 흐름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여론을 살펴볼 수 있는 ‘여론분석 패키지’입니다. 트위터상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후보자의 점유율과 정책 선호도 등의 정보를 차트와 그래프 형태로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물론 실제로 지난 총선과정에서 이 서비스를 누가 채택했는지, 또 어떤 효과를 보았는지의 이후 소식은 없습니다. 다만 국내에선 SNS에 대한 시장의 기대수준이 그 어느 매체보다 높다는 것은 여전히 분명해 보입니다.



◆SNS는 신뢰할만한가 = 트위터의 뒤를 이어 페이스북(Facebook)이 국내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었던 지난해의 일입니다. 기자와 인연이 있는 IT업계의 한 지인은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의 단점을 여러가지 열거하면서 “국내에서는 생각했던 것 만큼의 충격을 던지지는 않을 것이고 비즈니스 모델로서도 크게 활용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는 그 이유로 ‘정보 공유의 왜곡’가능성을 꼽았습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유교적인 국가에서는 아무리 개인들간의 의견 교류라고하더라도 최소한의 정보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예를 들면, SNS로 연결된 커뮤니티에서 상대방이 올린 정보(사진 또는 의견)가 맘에 들지 않았도 가급적 '동조'를 해줘야하고, 또한 자신이 소셜미디어에 올린 정보도 실제는 이미 어느 정도 왜곡이 반영된다는 것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정보전달 수단을 넘어 기존 매스 미디어를 대체할 수 있는 일종의 매체로 보는 것은 그래서 많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왜곡이 어느 수준을 넘어가면 조작이 됩니다. 이번 대선과정에서도 불법 SNS 댓글 여론조작 논란이 일었습니다. 실제로 누군가가 SNS로 여론을 조작할 수 있다는 유혹을 느낄만큼 SNS의 신뢰성 확보 수단은 아직 허술하기 짝이 없습니다.


◆나르시시즘, 소통엔 방해 요소 = 한편 소셜미디어를 통해 투영된 일종의 자아도취, 개인의‘나르시시즘(Narcissism)’이 개인간의 소통을 막는 SNS의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예를들어‘잘난체 하고 싶은’개인의 심리가 불균형하게 소셜 미디어에 반영되는 현상입니다.


같은 커뮤니티라하더라도 작은 일에도 호들갑스럽게 떠들기 좋아하는 부류와 반대로 거기에 염증을 느껴 침묵하는 부류로 나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한국의 커뮤니케이션 문화에서 대개 목소리가 큰 부류는 소수라는 것입니다. 반면 목소리가 큰 사람이 여럿일 경우는 대체로 커뮤니티가 깨지기가 쉽습니다. 때문에 대개가 소수의 스피커와 다수의 청취자로 정형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소셜미디어에서의 커뮤니티 구성도 오프라인과 거의 동일하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럴 경우,‘침묵하는 다수’를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문제가 생깁니다. 드러나는 소수의‘큰 목소리(Big Mouth)’가 집단을 대표할 수 없기 때문이죠.


논의를 확장해서 이쯤에서 한번쯤 다뤄봐야할 문제는 아마도 소셜미디어와 연계된 빅데이터의 문제입니다.

◆SNS의 문제, 빅데이터에도 영향 = 시장에선 여전히 노천광산처럼 SNS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손만대면 엄청난 마케팅 정보가 우수수 쏟아질 것이란 기대, 하지만 아직 의미를 둘만한 성공사례는 많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대기업이나 금융회사, 통신업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정보를 취합하기위해 많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폭발적인 데이터를 신속하게 분석하고 마케팅 정보를 추출해내기위한 여러가지의 기계적 장치가 갖춰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셜미디어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가 나온다하더라도 여전히 빅데이터를 위한 전략과 IT투자는 불가피한 선택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다시피 소셜미디어에 나타난 정보의 왜곡은 결과적으로 빅데이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아직 초창기에 불과한 소셜미디어의 유효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기업들이 적지않은 비용을 투자한 빅데이터가 실제로는 효용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해야할 부분입니다.

금융권의 경우, 빅 데이터와 소셜네트워크(SNS)의 활용방법에 주목해 왔습니다.BI 고도화의 핵심입니다. 이미 하나, 신한,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빅 데이터와 SNS를 연계한 BI 고도화를 추진해왔습니다. 물론 아직 금융권에서의 빅 데이터와 SNS에 대한 대응은 걸음마 수준에 불구합니다.

ROI(투자대비효과)측면에서 빅데이터가 실제로는 과장됐다는 결론이 도출된다면 IT업계에선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툴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이번 선거로 인해 소셜미디어의 잠재력을 부정하는 것은 너무 성급합니다. 이번 선거에서 소셜미디어는 국내에서 2030의 전유물이고, 침묵했던 5060은 상대적으로 잡히기 쉽지 않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였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무비판적으로 수용돼왔던 소셜미디어의 단점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만합니다.

2013/01/04 11:11 2013/01/04 11:11

 

 

아마도 요즘처럼 IT가 정치 사회적 화두가 된 적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의미는 아닙니다.

 

투표를 독려한 유명 방송인을 검찰에 고발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과도한 해석, SNS를 심의하겠다는 정부의 과욕,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의 전개과 경찰의 수사발표, 농협 전산마비 사태의 다양한 해석과 음모론(?) 등. 손으로 꼽자면 많습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IT는 과학이라고 믿어왔던 관점에서 본다면 최근 IT강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묘한 역설입니다.

 

어떤 물리적 현상도 논리적 증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과학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과학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IT는 과학일까요?

 

그런데 최근 안타까운 점은 최근 일련의 'IT와 관련한 사건들'에 대해 정작 IT인들의 목소리마저 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 잘난 IT전문가들은 다 어디갔을까 = 소위 IT전문가라며 뻔질나게 여러 매체에 기고하던 IT전문가들이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틀렸다’ 혹은 ‘이것은 괴담이다’ 라고 소신있게 주장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보안 전문가, IT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페이스북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조차 제 목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10.26 보궐선거 당시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관련해 언론에 비치는 IT인들이라고 해봐야 나우콤 대표를 지냈던 문용식씨 정도입니다. 그나마 문씨의 경우 민주당에 입당했으니 어쩌면 당연한 행보라고 볼 수 있습니다.  

 

IT인들이 침묵하는 사이 오히려 비 IT인들이 이를 '정치적 현안'으로 재해석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자칫 국민들의 오해와 불신이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디도스(DDos) 공격은 엄청나게 난해하고 복잡한 IT 사건이 아닙니다.


'선관위 홈피에서 어떻게 투표소 찾기 기능만 불통될 수 있는가'에 대한 야당의 주장을 명쾌하게 증명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엄청나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이제 경찰의 손을 떠나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사실상 재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마침 검-경 수사권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돌발된 사건이기 때문에 수사결과에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커져버린 듯합니다. 사안의 성격상 특검과 국정조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여담이지만 이 와중에 최근 한가지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여당 중진 국회의원이 "안철수연구소 등 민간 IT기업도 이번 선관위 디도스 공격 조사에 참여시키자”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선관위 디도스 사건 조사에 객관성과 신뢰를 부여하자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곧바로 네티즌들로부터‘안철수연구소를 논쟁에 끌여들이려는 의도가 뭐냐’며 꼼수라는 의심을 샀습니다.

 

이 뉴스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안연구소 측은 아마도 크게 당황했을 겁니다. 결과에 따라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이슈에 안연구소의 입장이 난처해질 수 있고, 또한 안철수 교수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침묵이 아니라 냉소다" = 한편 지난 4월, 사상 초유의 농협 전산마비 사고가 터졌습니다. 농협 이용 고객들은 당시 엄청난 불편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일부 계좌에선 거래 데이터가 망실되는 사고가 발생해 일일이 가맹점 데이터를 찾아서 복구시키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얼마후 검찰은 수사끝에 그것이 '북한의 의도된 해킹'에 의한 전산사고라고 발표하고 종결시켰습니다.

 

당시 검찰의 발표를 놓고 국내 금융권 IT실무자들 사이에서는 논쟁이 적지않았지만 결국 잠잠해졌습니다. 문제라면 이 사고에 대한 과학적, 기술적인 증명 과정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농협에선 또 다시 이틀간 유사한 전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새벽 시간에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일반인들의 불편은 크지 않았습니다. 통상 은행들은 정규 업무 시간이 종료된 이후, 새벽시간을 이용해 개발업무에 대한 테스트와 이행 과정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간혹 장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여지없이 인터넷에서 '음모론'이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정권에 불리한 금융거래 내역을 전산사고로 위장해 삭제했을 것'이란 게 음모론의 내용입니다.

 

마침 농협은 최원병 회장이 최근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최 회장이 대통령과 고교 동창이란 점 때문에 정권출범 초기부터 언론의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어쩌면 이런 개인적인 인연때문에 음모론은 더욱 극적인 효과를 더하는 듯 합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는 말 그대로 '음모'에 불과한 듯 보입니다.  

 

시중 은행 IT부서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한 IT업체의 임원은 이같은 음모론에 대해 "영화를 너무 많은 본 것 같다"고 일축했습니다. 참고로, 이 임원은 현 정부에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입니다.

 

“물론 작심하고 은행 IT실무자들이 특정 계좌의 거래내역을 지우거나 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확률적으로 그냥 0%로 봐도 된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어차피 은행의 데이터를 삭제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흔적'을 또 다시 남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IT전문가들이 IT사건에 대해 필요이상으로 침묵하는 것은 답답한 노릇입니다.


그것이 정권에 유리한 것인지, 불리한 것인지를 떠나 과학의 범주에 속하는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질문을 던져 보았습니다.

 

'IT인들이 현안에 대해 입다물고 있으니까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왜 침묵하는가?'

 

IT업계의 관계자의 답변은 간단 명료합니다.


"(소통하지 않으려했던 현 정권의) 자업자득 아닙니까."  
 
그러고 보니 '미네르바'부터 시작해 되짚어 볼 일들이 참 많습니다. 시간을 되돌 수 있다면 말이죠.


 

2011/12/12 16:16 2011/12/12 1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