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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로보 어드바이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사람을 대신해 로봇이 금융자문서비스를 해준다는 것은 그 자체로 많은 의미가 담길 수 밖에 없다.  고임금의 금융 컨설턴트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기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종합자문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1월 대통령업무 보고에서 나왔던 내용을 좀 더 보강한 내용이었다.


금융위는 이번 활성화 방안에서 예상했던대로 두 가지에 확실한 방점을 찍었다. 하나는 금융 자문업의 온라인화를 시키겠다는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로보 어드바이저의 지위를 '사람'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것.

언뜻보면 같이 연결된 사안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두 가지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물론 두 사안을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자문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가 굳이 이렇게 빨리 로보어드바이저를 서두를 필요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아마도 최근 알파고쇼크 때문에 관련 정부 부처들이 앞다퉈 서두르는 듯한 인상을 지을 수 없다.  


금융 자문업 온라인화 허용

먼저, 금융 자문업의 온라인화는 말 그대로 '자문 계약'을 체결하기위해 불편하게 고객이 금융회사를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로보어드바이저하고는 관계없는 사안으로, 비대면채널 시대에 맞게 기존 법을 개정하는 차원으로이해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에서 비대면채널에 의한 계약은 허용되지 않는다. 기존 자본시장법의 취지는 불완전판매를 막기위한 것이다. 자문사가 맘대로 일임받은 고객재산을 운용하지 못하도록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지키라고 하는 것. 동시에 고객도 직접 금융 자문사를 방문해 계약서를 쓰면서 불완전판매를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제 자문업이 온라인화되면 편의성은 좋아지겠지만 '불완전판매'의 위험성은 기존보다 커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한편으론 자문업의 온라인화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는 점도 인정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개인이 금융자문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2015년말 기준으로 자문사의 13조원이 넘지만 개인 수탁규모는 4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대부분 기업체나 법인이 고객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구가 노령화되고, 자산을 가진 은퇴자들이 많아지면 개인 자문시장이 크게 확산될 수 밖에 없다. 또한 저금리시대이고 금융상품의 복잡도가 증가하면서 개인이 본인의 지식만으로 금융 자산을 운용하기는 불가능하다. 결국 온라인 방식의 자문을 허용해야만 현실적으로 이같은 수요에 대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로보 어드바이저가 '사람'을 대체할 수 있나... "곤란"...왜?



자문업의 온라화는 '불완전판매' 리스크의 증가만 아니라면 사실 크게 논란이 될 여지가 없다. 오히려 자문 수요가 늘어나면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나 로보어드바이저를 사람으로 교체할 수 있는지는 많은 논쟁이 필요한 사안이다. 먼저 법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사람으로 간주한다'는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증권사에서 선보이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기계적인 도움을 받아 '사람'이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고 제시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이번 활성화 방안을 통해 앞으로 법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만약 법개정을 통해 이를 실시하면 세계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의 인격화를 인정하는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로보 어드바이저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 미국, EU에서는 아직 로보어드바이저의 인격화가 안됐을까?


아직 안됐을뿐만 아니라 언제될지도 모른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나왔지만 도로에서 실제로 달리기까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할 지 계산이 안되는 것 처럼말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고객 접점(Front Office)에서 자문서비스를 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허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인력 요건을 갖춰야만 자문사 허가를 얻을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것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로보어드바이저를 전적으로 믿지 말라는 경고문이 제시되고 있다.


참고로, 경고문은 이것이다. ①계약조건의 세심한 확인 필요 ②AIT (로보어드바이저와 같은 기계)의 한계에 대한 인식 필요(AIT가 모든 정보를 분석하는 것은 아님) ③ AIT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준으로 자문하는 만큼, 진실된 답변을 할 것 ④ AIT는 투자자의 모든 상황을 감안해 자문하는 것이 아님 ⑤개인정보 보안에 유의할 필요


'로보어드바이저의 인격화'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꺽었듯이 인공지능이 보통사람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대가 왔음을 인정해야 하는 시대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문화, 관습적인 제약의 작용했다는 측면이 강하다. 미국의 로보 어드바이저 투자 자문사처럼,  로보 어드바이저에 의한 서비스를 하더라도 인력요건을 반드시 갖추도록 한것은 일종의 사회적 타협으로 보인다.
또한 이는 다른 목적도 있다.  하나의 가정과 시나리오를 만들어보자. '인격화된 로보어드바이저'가 자문서비스에실패했을 경우다. 또는 기기의 오작동 등으로 불완전판매가 됐을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만약 법적인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인가.


상식적으로는 금융 자문사가 1차적으로 책임을 져야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귀책사유와 배상책임까지 확대되면 상황은 굉장히 복잡해진다.


'로보어드바이저', 사람이 되려면 깐깐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이와관련 금융위는 로보어드바이저에게 일종의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방안을 밝혔다. 검증테스트를 통해서 자격이되는 로보어드바이저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이러한 자격 테스트는 마련되지 않았지만 만약 이런 테스트 규정을 마련한다면 아마도 이는 세계 최초일 것으로 생각된다. 


금융위는 활성화 방안에서, 직접 고객과의 접점에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고자 하는 회사는 '오픈 베타' 사이트를 개소해 회사별로 대표 포트폴리오를 등록하고, 로보어드바이저를 직접 운용하는 테스트 과정을 거치도록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또는 소수의 투자자가 일정 금액을 로보어드바이저에게 운용을 맡기고 자산배분 알고리즘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테스트 참여 방법과 관련, 향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구체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결과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사람'이 되는 길은 법, 제도적, 문화적관습, 기술적 검증 등 넘어야할 산이 너무 많아 보인다. 미국처럼, 로보 어드바이저가 존재하더라도 결국은 사람이 책임지라는 사회적 관습이 작용한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발전적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기계와 인간의 공생 모델이 될 수 있기때문이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는 방법은 아니다. 어쩄든 로보어드바이저가 우리 금융권에 던지는 질문이 꽤 무겁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2016/03/25 21:34 2016/03/25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