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얘기지만 '쏠림' 현상은 어떤 경우에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 자체로 '불안정(Unstable)'하기 때문이죠. 다시 '안정(Stable)'의 상태로 되돌아 가는 과정에서 그 사회는 어떤 형태로든 사회적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물론 그 '비용의 크기'는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최소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최근 아주 오래간만에 중견 IT기업의 A팀장을 만나 저녁을 같이 했습니다. 역시 중견 IT기업들에게도 요즘 화두는 단연 '모바일'이었습니다.

결국 이 회사도 '어플'개발에서부터 '모바일 오피스'까지,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 비즈니스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고민의 방향이 예상했던것과는 다소 달랐습니다.

그는 '모바일 개발' 전문 인력의 부족을 주저없이 첫 손에 꼽았습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이는 IT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크든 작든 모바일 관련사업이 앞으로 적지않게은 쏟아질텐데 인력이 없어 사업을 못하는 상황도 일어날 수 있을것이란 예측입니다.

A팀장도 IT개발자 출신입니다. 그와의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컴퓨터 학원을 몇달만 다니면 'IT개발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업계 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눠 보니 참으로 순진한 생각었습니다.

▶'모바일 인력' 부족 문제가 정말로 심각한가?

=  외부 모바일 프로젝트때문에 최근 사내에서 7년차 이상의 자바(JAVA)전문가를 공모한 적이 있었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다. 기존 고급인력은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기때문에 결국 외부 인력(프리랜서)를 알아보고 있다. 몸값으로 월 1000만원은 생각해야 한다.

▶ 인력구하는것이 어렵다는 것은 알겠는데...인건비가 그렇게 비싸다면 수익은 어떻게 내나?
= 당연히 수익은 못낸다. 그러나 고객들의 요구가 많아지고 있기때문에 조금씩이라도 '실적'을 쌓아가야 한다. 일종의 투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사업이 본격적으로 발주되지는 않은 탓도 있지만 지금 국내에서 모바일 SI(시스템통합)사업으로 수익을 내는 회사는 아마 없을 것이다.

▶ 모바일 인력 부족의 원인이 뭔가?
=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일단 대형 통신사나 대형 IT업체들이 전문인력들이 싹쓸이해버린게 가장 큰 이유다. 심지어 외국에까지 공문을 보내 '모셔온다'고 표현할 만큼 인력을
인력의 편중이 심화된 상태다.

  또 하나는 너무 급작스럽게 스마트폰이 떴다. 불과 1년도 안돼 스마트폰 광풍이 불었다.중소IT기업들이 인력확보에 미처 대응하지 못했다. 기존 개발자를 재교육하거나 특정한 모바일 사업분야의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너무 없었다.

▶그렇다면 급한대로 기존 IT인력의 재교육을 통해, 모바일 전문인력으로 키우는 방안은?
= IT개발자들도 다 전문분야가 있다. 자바도 다 같은 자바가 아니다. 지금 시장에서 필요한 것은 '모바일 자바' 인력이다.

  실제로 개발자중 일부를 3개월 정도 전문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했는데도 외부 프로젝트에 투입할 수 있을지 망설이고 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이 분야에서 요구하는 인력 수준이 꽤 전문적이다. 특히 외부 프로젝트의 경우, 사업의 완성도를 고려했을때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다.
 
<중략>
 

물론 이 후에도 이 주제로 A팀장과의 얘기는 계속됐습니다.

'무릎팍 도사'도 아니고, 당연히 이 문제를 명쾌하게 해소하기위한 '묘책'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우리 나라 IT산업에 있어서 대기업 중심의 '전문 인력 집중화' 또는 '쏠림' 현상은 어느정도 '고질화'되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더욱 문제는 중소 IT기업들이 애써 키워놓은 전문인력까지 너무 쉽게 가져간다는 것입니다. 이 문제를 보완해줄 제도적 장치는 과연 없을 까요?  최소한의 고민은 해봐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을 단순히 약육강식, 시장의 논리라고 인정해 버리기에는 IT강국임을 자부하는 우리로서는 분명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상생, 공생, 공정한 사회 구현, 기회의 균등....요즘 정부는 예전같지 않은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소 IT기업들은 크게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당국자들의 말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것은 여전히 그들이 '현장'에 있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0/08/18 13:19 2010/08/18 1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