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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IBK 기업은행이 영업시간 이후 건당 500원씩 받던 금융자동화기기(ATM) 인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현금 인출과 타행 송금 등 ATM 관련 수수료를 평균 60.4% 인하했습니다. 또 기업은행 ATM에서 다른 은행으로 10만원 이상 송금시 기존 1200~1600원이던 수수료를 70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이와함께 기업은행 고객이 다른 은행 ATM에서 현금인출시 기존 1000~1200원이던 수수료를 영업시간 구분없이 700원으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 소식을 들은 은행 고객들이 솔직히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큰 감흥은 없었을 겁니다.  


‘그까짓 500원 수수료 면제해 주는게 뭐 대단하냐고 생색이냐?’


오히려 한술 더 떠 ‘ATM 한 번 이용하는데 500원씩이나 받아왔던 은행들이 도둑놈들 아니냐’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주위에 적지않기 때문입니다.


타행 ATM을 이용할 경우, 고작 3만원만 찾더라도 무려 10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떼내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면 아예  ATM 수수료가 무료인 다음날 은행 영업시간 개시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의 입장에선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 입장에선 크게 인심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들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겠지만 ATM 1대당 월 유지비용(기기의 장애대처 및 유지보수, 현금운송 및 시재 관리, 경비, 무인점포 임대료 등)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ATM 1대당 월 유지비가 100만원을 훨씬 초과하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대당 1500만원대가 넘는 ATM 기기의 감가상각(5년)까지 고려하면 기존의 ATM수수료만 가지고 운영하는 것은 쉽지않습니다. 심지어 금융자동화기기업계에선  “ATM만 떼놓고 보면 은행 입장에서는 장부상 적자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1년 3분기 인터넷뱅킹 이용현황’에 따르면, 전체 금융거래중 창구거래가 12.1%, 전자금융거래가 87.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 ATM은 39.9%를 차지해 여전히 이용규모면에서 압도적입니다. 기존의 은행 ATM 수수료 매출 규모와, 반대로 수수료 인하에 따른 매출규모 감소를 대략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앞서 기업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최근 금융권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관심사입니다.


은행, 카드사를 비롯해 증권사들까지 각자의 금융서비스 영역에서 각종 수수료의 인하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신용카드사들은 직접적인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를 조정해야하는 문제때문에 골치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수수료’는 금융회사가 고객들에게 용역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받는 대가입니다. 즉, 소비자가 재화를 사용한데 따라 당연히 지불해야할 비용입니다.


그런데 이같은 금융권의  전자금융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비춰,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전자금융 수수료의 인하가 관련 IT투자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ATM만 보더라도, 한 해 금융권의 도입규모는 2000억~2500억원에 달합니다. 이같은 비용을

보전하려면 ATM 수수료의 면제나 대폭적인 할인은 당연히 채널의 수익성 악화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은행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ATM 도입을 소극적으로 가져가거나 신규 도입 규모를 줄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의 입장을 청취해 본 결과, 이같은 우려는 현재로선 ‘기우’인 것 같습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줌에 따라 그만큼 수수료 수익을 포기해야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로 인해 얻게되는 은행의 대고객 서비스의 개선, 간접적인 매출증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ATM 수수료 인하 때문에 전자금융 투자를 줄이거나 소홀히할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비약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ATM을 포함한 전자금융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 될 경우, 투자를 많이 한 은행들이 향후 시장 경쟁에서도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예상이죠. ATM을 대폭 늘리지는 않겠지만 축소시킬 명분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은행권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달가워하지 않아 다른 은행들과 대조적입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채널에 수수료까지 깍아주는 것은 외국계 은행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들도 결국은 수수료 경쟁에 동참할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푼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차별화된 ATM 수수료 수준은 은행 고객들에게 매우 큰 선택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1/11/06 14:02 2011/11/06 14:02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지난 2003년 8월말 어느날.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이맘때쯤입니다.

이날 오전 중국 연길시의 농업은행 강당에선 ‘의미있는 행사’가 치러지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규모 1위 금융자동화기업체인 노틸러스효성이 중국의 5대 은행중 하나인 농업은행 연길시 지부에 5대의 현금입출금기(ATM)을 기증하는 행사였습니다.

불과 ATM 5대를 기증하는 조촐(?)한 행사였지만 규모는 의외로 컷습니다. 당시 노틸러스효성의 최병인 사장이 행사를 위해 직접 연길로 날아왔고, 연길시 정부 고위관계자들과 농업은행 간부들이 강당에 집결했습니다.

참고로, 당시 연길시 고위 간부들중에는 조선족 출신들도 많았는데 행사장에서 본 그들의 표정에선 자부심이 잔뜩 묻어났습니다. 그들에게 잘사는 한국은 중국 한족들에게 기꺼히 ‘자랑할만한 조국’이었습니다.

또한 단촐한 하얀색 블라우스 유니폼입고 행사장에 참석한 수십명의 농업은행 일반 여직원들의 단정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긴장과 수줍음, 호기심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 특유의 엄숙함이 혼재됐던 그녀들의 표정, 지금은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시기적으로 당시 중국 정부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전반적인 사회 인프라의 확충에 대대적으로 나설때였습니다. 특히 중국의 대형 은행들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외국인들이 금융서비스를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ATM 도입을 늘려나갔습니다.

당시 국내 ATM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 해외시장 특히 중국 시장을 노크해왔던 노틸러스효성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이전부터 노틸러스효성은 중국에서 현지법인을 운영해왔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시장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비록 중국의 변방이지만 연길에 ATM을 기증하고, 또한 조선족 동포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지원하고 한국 방문 프로그램도 제공했습니다. 중국의 주류 시장에 편입될려면 그에 앞서 그들 사회에 공헌 또는 기여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노틸러스효성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우공이산의 인내라니...만만치 않은 중국시장

그렇게 조금씩 중국에서의 입장을 확장해 나간 결과 현재 노틸러스효성은 중국시장에서 연간 약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3만2000개의 지점을 보유한 중국우정은행에 ATM을 납품하는 등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이 같은 중국 시장 매출규모는 당초 노틸러스효성이 원했던 수준에는 미흡한 수치입니다.  특히 다른 것은 몰라도 중국 시장 공략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을 겁니다.

여전히 중국의 은행들에게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까다로운 진입 규제 장벽을 넘어야 합니다. 또한 기존 중국 시장을 선점했던 글로벌 금융자동화기 업체들의 견제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글로벌 금융자동화기 시장에서 중국은 최대의 격전지입니다.
 
따라서 우리 금융자동화기업체들에겐 ‘백년하청’(百年河淸)까지는 아니더라도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영원히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고, 다만 노력을 해도 당장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목표에 도달하는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비록 가끔씩이지만 우리 금융자동화기 업체들이 중국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하면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게됩니다. 성과의 경중을 떠나서 그 성과보다 몇배나 많은 노력을 쏟았을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조금씩 열리는 빗장

 

그리고 2011년 8월 25일. 8년전 그 때처럼, 역시 아침 저녁으로 가을 느낌이 나는 날씨입니다.

공교롭게도 이날 언론들은 애플의 CEO인 스티브 잡스의 퇴장 소식을 싣느라 하루 종일 호들갑입니다. 잡스 소식에 묻히긴 했지만 LG엔시스가 눈이 휘둥그레질만한 ‘중국발’ 보도자료를 보내왔습니다.

‘LG엔시스, 환류 ATM 중국 5대 은행 진입 성공’

기사 제목만 놓고 보면 대단한 성과입니다. ‘중국 5대 은행에 진입이라니? LG엔시스가 벌써 성과를 냈다고?’

당연히 그런 생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LG엔시스 관계자에 문의해 보니 예상했던 대로 자체 브랜드로 중국은행에 납품하는 것이 아니라  NCR의 OEM(주문자상표부착) 방식이었습니다.


중국은행, 농업은행과 직접 계약한 것이 아니라 NCR 마크를 붙여 NCR을 통해 납품되는 것이죠. 그리고 구체적인 납품 대수도 NCR과의 계약 조건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이번 성과는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LG엔시스는 앞서 지난해 1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NCR과 차세대 핵심기술 제품인 환류식 ATM 수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성과는 그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습니다.

 

현재 NCR은 중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시장의 ‘큰 손’입니다. LG엔시스는 지난 2009년 국산화에 성공한 ‘환류식(리사이클링) 모듈’을 탑재한 ATM을 제작해 지속적으로 공급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LG엔시스가 OEM방식으로 중국 대형 은행에 진입한다고 해서 이것이 조금이라도 평가절하되서는 곤란합니다.

LG엔시스가 충분히 칭찬받아야할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중국 정부에서 요구는 까다로운 ATM 안전기준 등 기술요건을 모두 충족시켰다는 점입니다. ATM에 대한 기술기준은 중국과 한국이 각각 다릅니다. 보안장치 등 몇가지 부문에서는 한국보다 기준의 강도가 더 높습니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기위해 LG엔시스는 그동안 적지않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이번 성과로 인해 언젠가는 자체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됐습니다.

또 하나는 국산 ‘환류식 모듈’의 탑재입니다. 환류식 ATM이란 입금된 돈을 다시 출금되도록 해주는 핵심 부품입니다.

NCR은 이런 ‘환류식’ 기술이 없습니다. 유럽계 금융자동화기업체는 환류식보다는 CD(현금지급기)중심의 기종에 강합니다. 환류식 ATM이 각광을 받는 것은 현금문화의 영향이 큰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양권입니다.

따라서  NCR은 지금까지 일본 ATM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이 환류 모듈을 적용해 ‘환류식 ATM을 중국 시장에 공급했습니다. 따라서 LG엔시스의 이번 성과는 국산 환류식 모듈의 국제 경쟁력이 입증됐다는 점을 반증합니다.
 
노틸러스효성이 직접 중국 시장을 뚫는 전략이라면 LG엔시스는 일단 OEM방식을 병행하면서 중국 시장의 포션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LG엔시스는 자체 브랜드로 중국의 또 다른 대형 은행에는 시범사업을 하고 있으며, 대형 은행은 아니지만 중국내 100위권 은행에 자체 ATM을 납품했다고 합니다.

 

어떤 전략이 더 효과적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전략의 효율성을 따지기 보다 거대한 중국 시장 공략에 필요한 것은 전략의 세련됨이라기보다는 여전히 묵묵한 ‘인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합니다.

 

언제가 금융자동화기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 속상하지만 그래도 우리 나라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IT제품은 ATM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내 시장에선 ATM 가격의 폭락으로 여전히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금융자동화기 업계가 중국시장에서 하루 빨리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1/08/26 15:22 2011/08/26 15:22

“할말은 많지만 참을 수 밖에....”


국내 금융권에 ATM(현금입출금기)를 공급하고 있는 주요 금융자동화기기 업체들의 표정이 묘하게 일그러지고 있습니다.  
 
앞서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노틸러스효성, LG엔시스, 청호컴넷, FKM 등 4개 ATM공급 업체들이  판매가격과 물량을 사전에 담합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3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적지않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ATM업체들은 이날 공정위의 발표 결과에 공식적인 반응을 자제하는 모습입니다. 사실 의외입니다.


그동안 ATM 가격 하락으로 업체들이 수년째 어려움을 호소해 왔던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 이날 공정위의 발표는 분명 ATM업계의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경위야 어찌됐건 서슬 퍼런 공정위에 즉각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괘씸죄’에 걸려든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날 ATM업체들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결정에 불복해 소송에 나설지 여부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공정위의 발표와 관련, 몇가지 문제점들을 지적했습니다.


먼저, 이번 발표와 관련해 “공정위가 지나치게 자신들의 업적을 과시하는 데 치중함으로써 사실 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매우 못마땅해했습니다.


이날 공정위는 ‘ATM업계의 담합 조사가 시작된 2009년4월 이후부터 2011년 초까지 ATM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공정위가 담합조사를 함으로써 당시 3000만원대인 대당 ATM가격이 잡히기 시작했고 2011년에는 1200만원대로 하락했으며, 그것 때문에 ATM의 주 수요처인 금융회사는 물론 이용자인 일반 고객에게게도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담합 행위를 조사하면서 비로소 ATM업계가 치열한 시장 경쟁(?)을 시작했다는 것이죠.


보도자료를 곰곰히 살펴 보면, ATM 가격 안정을 위해 공정위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분위기가 읽혀집니다.


그러나 ATM 업계 관계자는 공정위가 발표한 지난 2009년 3월 당시의 대당 3040만원의 ATM가격은 은행권의 평균가격이 아니라 우정사업본부(우체국금융)의 ATM 도입에서만 예외적으로 적용된 가격이라며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공정위가 담합 효과를 강조하기위해 예외적인 수치를 인용했다는 것이죠. (첨언하자면, 당시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한 공공기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급속하게 냉각된 내수 경기를 살리기 위해 IT예산을 조기에 집행했으며, 또한 시장 가격에 맞는 지출을 했습니다.)  


실제로 당시 언론 기사들을 찾아 보면, 우체국금융과는 별개로 은행들은 여전히 대당 2000만원을 밑도는 수준에서 ATM가격이 낮게 형성됐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하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있습니다.


이번 공정위의 ATM발표에는 정작 중요한 ATM의 '정상 가격‘에 대한 언급이 구체적으로 없다는 점입니다. 통상적으로 ’정상가격‘이란 제품원가에 시장에서 인용되는 시장 이윤(10% 내외)을 덧붙인 가격입니다.


이 정상가격이 제시돼야만 그것에 근거해 ATM업체들의 '담합에 의한 폭리'가 도대체 어느 정도 였는지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 이날 공정위 보도자료에는 ATM업체들이 '폭리'를 취했다는 표현은 없습니다. 담합의 행위는 있었지만 담합의 결과는 없는 모양새입니다.


이러한 기준가격(정상가격)의 구체적인 제시없이 30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ATM기 단가 떨어진 것이 ‘공정위 덕분(?)’이라고만 해버리면, 시장에선 대당 1200만원이 ATM의 정상가격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정상가격이 1200만원인데 기존 3000만원을 받았다면 1800만원의 폭리를 취했다는 의미가 돼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당 1200만원은 현재 업계가 산정하고 있는 ATM의 정상가격과는 꽤 거리가 있는 가격입니다.


이와 반대로 2000만원이 ATM의 정상가격이라면, 현재 형성된 대상 1200만원은 공정위의 담합조사로 인해 발생한 또 다른 시장 왜곡입니다. 


사실, 이날 공정위 발표의 문제점, 그리고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왜 그들은 담합을 했는가?


공정위의 표현대로, ATM업계의 가격담합은 2009년 4월 이후로 정말로 깨졌을까요?


ATM업계 관계자는 "가격담합이 실제로 존재했었다는 데는 부분적으로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말 담합의 성격인지는 따로 논의해야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실제로 이와 관련해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국내 ATM시장의 특수성입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ATM시장은 4개 업체의 과점 구조로 돼 있습니다. 이들 4개 업체들듲 복수로 시중 은행에 제품을 납품합니다. 예를 들면 은행 한 곳이 발주한 물량이라도 업체들이 50%, 30%, 20% 를 배분해 공급하는 식입니다.


그러나 ATM업계의 과점 구조는 결과적으로 잘못된 표현입니다. 1200억원에 불과한‘국내 ATM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때 이들 4개 업체도 숫자적으로는 너무 많습니다. 미시경제학에서나 나오는 ‘독과점의 이윤'이라는 논리의 틀속에 넣을 수는 없어보입니다.


단적인 예로, ATM사업이 거의 주력이라고 할 수 있는 청호컴넷이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00년대 중반, 윙코 닉스돌프라는 독일계 금융자동화기기업체가 국내 시장진입에 실패한 사례도 있습니다. 당시 국내 ATM업계가 폭리를 취했었다면 논리적으로 이 외국계 회사가 진입에 실패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중 하나는 국내 ATM시장에선 강력한 ‘수요자 독점’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공정위의 권한밖이었겠지만 이러한 ‘수요자 독점’의 상황도 고려했어야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실제로 ATM의 주 수요처인 은행들은 취약한 국내 ATM업계의 경쟁구조를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ATM입찰시 그것을 역이용하는 영악함을 보인지 오래됐습니다.


현재 은행들이 ATM 도입시 시행하고 있는 피말리는 입찰 방식을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비밀이 지켜져야 할 각 은행의 ATM 입찰가격 정보가 수요자들의 필요에 따라 공유됩니다. A은행의 납품 가격은 곧바로 B은행으로 전달되고, 다시 C은행의 도입 기준가격이 되는 식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공정위가 바라보는 ATM업계의 담합은 그 반대로의 논리로 ‘방어적 담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업계가 공멸할수도 있으니까 어느 (가격)선까지는 물러서지 말자’는 내용을 주제로 ATM업체가 은행권의 입찰에 앞서 사전에 모의를 했다는 그 자체를 ‘담합’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을 교란하고 폭리를 유지하기 위한 '약탈적 담합'과는 분명히 거리가 있습니다. 결과보다는 내용을 들여다봐야 여유와 아량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물가안정이 공정위의 역할이라면 이번 담합 조사로 인해 결과적으로 ATM가격은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떨어진 가격이 누구에게는 정상을 이탈한 비정상가격이며, 또한 과열경쟁으로 내몬 결과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시장의 경쟁은 어디까지나 '공정한 틀' 속에서 이뤄져하며, 거기에서 생성되는 가격만이 시장을 납득시킬 수 있기때문입니다. 


물론 이 모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ATM의 '정상가격' 공개가 무엇보다 필요해보입니다.


참고로 지난 2000년대 중반, ATM업계가 외부 용역을 통해 자발적으로 원가를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ATM원가는 2000만원대 초반이었습니다


2011/04/05 11:00 2011/04/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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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효과'(butterfly effect)이론은 현대의 복잡한 관계성을 설명하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아주 작은 변화도 결과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경우가 그렇습니다.

지난 3월11일 발생했던 일본 대지진 여파로 인해 현재 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업계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최근 국내 주요 금융자동화기기 업체들은 금융자동화기(CD, ATM) 완제품에 필요한 부품 재고를 거의 매일 파악하는 한편 국내외 부품 조달 라인들을 체크하는 등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더구나 금융자동화기기의 주 수요처인 시중 은행들도 최근 업체들에 공문을 보내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ATM 납품 일정에 이상이 없는지 체크해 달라"며 채근이 대단합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은행권의 금융자동화기기 교체폭이 지난 5년~6년만에 최고 수준에 달하는 시기입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5000원권, 1만원권 신권 특수로 도입했던 금융자동화기기 교체시기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도래하기때문이죠.

당연히 금융자동화기업계로선 "왜 하필이때..."라고 탄식을 내뱉을만합니다. 금융자동화기기의 경우, 일본에서 들여오는 부속품 또는 부품이 여전히 적지 않습니다.

물론 혹자는 이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ATM 국산화에 성공했다면서 왠 일본 타령이냐."

실제로 몇해전 국내 금융자동화기기업계는 주력 제품이라 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탑재되는 BRM(환류식 모듈)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BRM만 국산화했다고 해서 ATM에 탑재되는 기타 소재들까지 완전히 국산화한 것은 아닙니다. BRM외에 각종 센서, 특수 구동 벨트 등 수백개의 부품이 완벽하게 결합돼야 하는데 이런 것까지 모조리 국산화하기에는 경제성이 맞지 않습니다. 따로 설명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같은 경제성을 맞추기에는 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시장은 너무나 좁습니다.  


결국 '핵심 부품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느냐가 국산화의 기준입니다.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는 미국도 일부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물론 노틸러스효성, LG엔시스 등과 같은 업체들은 ATM 국산화의 성공으로 그나마 일본의 의존도를 많이 줄였습니다.실제로 ATM을 뜯어보면 두 번을 놀라게 됩니다. 상상을 뛰어넘는 복잡한 매카닉, 그리고 "아니 이런 것도 수입을 해서 써야 하나"라고 의문을 가질 만큼 소소한 일본제 부품들.

이들 부품중 하나라도 조달이 원활하지않을 경우 완성품은 나올 수 없게됩니다. 또한 ATM 수출에도 당연히 차질이 빚어지게 됩니다.

결국 국내 금융자동화기기업체들로선 일본 현지의 1차 부품 조달 협력업체들의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급선무가 되고 있습니다.

부품이 향후에도 제대로 조달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러나 부품수가 워낙 많다보니 1차 협력업체들과 또 다시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의 2차, 3차 업체들까지 복잡하게 얽혀있어 이를 한국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몇몇 일본 협력업체는 대지진 이후, 아직 원할한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고 합니다.  


이같은 부품 조달 문제는 사실 일상생활에서 숨을 쉬는 것 처럼, 업계가 예전에는 신경도 쓰지않았던 부분이었는데 전무후무한 상황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물론 일본이외에서 부품을 조달할수도 있겠지만 부품의 신뢰성 검증이 필요하고, 또한 일본제 부품에 알게모르게 커스터마이징된 기기의 특성 등을 고려할때 현실적으로 쉽지않습니다.  


한편 금융자동화기기 업계 관계자들은 "부품 재고 등을 고려할때 향후 1개월~2개월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지진 여파가 장기화되고 일본 주요 산업단지의 전력, 물류 인프라가 당분간 안정을 찾지 못할 경우 결국 국내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부품의 품귀 현상이 나타나거나 특정 부품의 과부족 사태가 금융자동화기 가격의 폭등으로 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노후화된 ATM을 제때 교체하지 못하면 그에 따른 장애 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유지보수비용도 커집니다. 고객의 불편도 당연히 커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ATM 수수료도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일본 대지진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우리 일상에서의 변화들.


그런데 그런 변화들이 하나 둘씩 모아지게된다면 결국 우리 일상 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지불해야할 비용은 얼마나 커지게 될까요. 일본의 대지진 사태가 하루 빨리 안정을 되찾아야할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2011/03/22 10:34 2011/03/22 10:34

요즘 효성이 뉴스를 몰고 다니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효성이라는 회사보다는 조석래 회장(사진) 개인이 뉴스 메이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8일에도 아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특장차를 만드는 (주)광림의 주가가 난데없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 회사는 역시 9일 오전에도 상한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보니 효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더군요. 
(물론 사업적으로만 놓고보면,  특장차를 만드는 광림은 지금까지 효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습니다.) 

효성의 조석래 회장의 3남인 조현상 경영전략본부 전무가 오는 18일 결혼을 하는데, 그 약혼녀로 알려진 김유영씨 아버지가 광림의 각자 대표이사인 김여송씨로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김여송 대표는 행남자기의 감사도 맡고 있는데 행남자기의 주가도 덩달아 초강세 입니다. 

영향력있는 사돈과 결혼을 하게되니 광림이란 조그만 회사도 '사돈덕'을 볼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주가를 상한가로 밀어올린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재미있는 내용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이 광림이란 회사가 바로 국내 대표적인 금융자동화기기 업체인 청호컴넷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죠.

바로 광림의 또 다른 각자 대표이사인 지대섭 회장의 아들인 지창배씨가 바로 청호컴넷의 사장입니다. 

광림과 청호컴넷은 지난해 7월11일 서로 지분을 정리하기는 했지만 두 회사는 사실상 가족 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공교롭게도, 효성의 계열사중 금융자동화기 전문업체인 노틸러스효성이 있습니다. 

더구나 노틸러스효성은 국내 금융자동화기기 시장에서는 청호컴넷과 수십년 전통의 둘도없는 '앙숙'입니다.

결국 정리를 하자면, 효성 조석래 회장의 3남이 결혼을 하게 된다면, 한 다리 건너서 앙숙인 노틸러스효성과 청호컴넷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돈 기업이라고 까지는 부를수는 없겠지만  두 회사가 예전처럼 대놓고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결혼식장에서 두 회사 관계자들이 얼굴을 볼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최근 효성의 주가는 어떻게 됐을까요?

정반대입니다. 이건 하이닉스때문입니다.

며칠전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 입찰의향서를 단독으로 냈다가 스포트라이트를 단단히 받았습니다.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한다고?"  시장은 크게 놀랐죠. 
다분히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습니다.

최소 3조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효성이 마련할 수 있을지도 의문일뿐더러 인수한다하더라도  천문학적인 시설투자를 매년 해야하는 반도체 사업을 섬유기업 마인드를 가진 효성이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는지가 의문이었죠.

물론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하게되면 단번에 재계 10위권으로 급부상하게 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평가도 역시 부정적입니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잘못 삼켰다가 결국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다시 내뱉은 것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결국 주식시장이 답을 내리더군요. 
인수 의향서 제출 발표가 난 이후 부터 주당 10만원이 넘던  효성의 주가는 연일 폭락해 지난 7일에는 거의 반토막까지 나버렸습니다. 

8일 주가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이는 효성이 하이닉스 인수를 포기할거라는 루머가 돌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롯데와 함께 가장 보수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효성이 왜 무리수를 두게 됐을까에 대한 궁금증입니다. 
조석래 회장 개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 이유이기도하지요

조회장은 현재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관계입니다. 
그래서 시장에서는 조회장이 현재 상황에 너무 자신감을 보이고 있지않나 하는 시각이 많습니다.  

물론 이 대통령과 조회장은 직접 사돈관계는 아닙니다.

이 대통령의 3녀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2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부부관계입니다. 조양래 회장은 조석래 회장의 동생입니다. 

이같은 인연때문에 한국타이어는 지난 2007년 대통령선거때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MB 테마주가 되기도 했었죠.  

어찌됐든 효성 조석래 회장은 한국 사회를 움직이는 대표 실세 기업인 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2009/10/08 16:24 2009/10/08 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