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B국민은행은 IT부문과 관련해 중국의 대형 은행인 건설은행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참고로 중국건설은행은 직원수 약 30만명, IT직원만 9000명이 넘은 초대형 글로벌 은행이다.

편지는 대략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노하우과 운영 과정에 대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느냐’는 내용이다.

아직 최종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으나 중국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국민은행측은 내부적으로 건설은행과의 IT협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건설은행측은 최근 국내 은행권을 방문하면서 차세대시스템을 비롯한 IT부문 선진화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대형 온라인 거래(트랜잭션)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에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


건설은행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IT요구 상황에 비춰봤을때 국민은행의 시스템 환경에서 유추해낼만한 가치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하루만의 방문으로는 그들이 원하는 정보량이 부족했던듯 하다. 결국 건설은행은 중국으로 돌아가 국민은행측에 공식으로 IT자문을 위한 인력 파견 요청을 하게된 것이다.

건설은행과의 단순비교는 힘들겠지만 실제로 국민은행의 IT인프라 볼륨은 현재 '세계 최대'라는 수식을 달아도 될 만큼 방대한 수준이다.

지난 2007년4월에 프로젝트를 시작해 2010년2월에 완료된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일명 My Star)은 하루 1억6000만건의 대량 거래를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을(Host System)을 채택한 국민은행은 계정계(DR시스템 포함) 총 21만 밉스(Mips)규모의 시스템 볼륨으로 구성했는데 이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IBM 은행 고객사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물론 외형뿐만 아니라 프레임웍 기반의 유연한 코어뱅킹 아키텍처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계정계,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등 여러개의 단말 거래를 하나로 통합해 업무처리를 단순화시킴으로써 고객 대기시간을 크게 단축시켰고, 복잡한 금융상품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해 신속한 시장 대응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젠 IT외형이 중요해졌다 = 그동안 국내 금융권에서 IT외형이 방대한 것은 지금까지 크게 자랑할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막연한 정서적 거부감 같은 것이 있었다. 민첩하지 못하고 덩치만 큰 아이같은 이미지, 자칫 내실없이 외형경쟁으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외형'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빅데이터(Big Data)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부터이다.


은행의 입장에서 '빅데이터'는 엄청나게 늘어나는 거래량과 당연히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소액전자결제및 직불결제가 지금보다 훨씬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당장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볼륨을 갖춰야하는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사실 국민은행이 자랑했던 일일 트랜잭션 처리 규모도 2년여가 지나면서 그렇게 커 보이지는 않는다. 8차선으로 넉넉하게 설계했지만 어느샌가 도로가 넓어 보이지않게되는 느낌. 국민은행보다 시스템 규모가 많이 적은 다른 은행은 물론 말할것도 없다.


중국 건설은행이 국민은행측에 집중적으로 알고 싶은 것도 아마 이 부분일 것으로 예상된다.‘대용량 거래의 처리 노하우와 시스템의 유연한 확장성’, 그러나 이것을 뒤집어서 생각하면 정작 국내 은행권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은행을 비롯한 대형 금융회사들이 지금 당장 2기 차세대를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시스템 볼륨을 물리적으로 확장하는 문제는 점차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3/01/04 11:05 2013/01/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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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지난주 금융IT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소식은 '비씨(BC)카드의 차세대시스템 개발 중단' 이였습니다. 500억원을 넘게 투입해 지난 1년6개월이 넘도록 진행해왔던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이죠.

언제인지 기약할수는 없지만 비씨카드는 차세대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물론 결코 쉽지않은 일입니다. 42.195Km를 뛰어온 마라토너에게 왔던 길을 다시 뛰라고 한다면 너무 막막한 비유일까요.


회사 관계자는 "(차세대 재추진)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기존 차세대 프로젝트에서 나온 산출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비록 프로젝트는 실패했지만 거기에서 나온 '산출물'들이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차세대 사업을 재추진할 경우, 산출물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처음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시행착오를 줄이고 프로젝트를 효율적으로 마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존의 '산출물'이 어느 정도 효용이 있을지는 새로 그리게될 차세대시스템 아키텍처의 유사성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과거 금융권 사례에서 보면, 향후 사업자가 변경됐을 경우 산출물에 대한 '저작권'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관련하여 차세대 사업은 아니지만 지난 2009년 1년간 진행됐다 실패한 후, 재추진된 국민은행의 자본시장통합시스템(CMBS)시스템 프로젝트의 경우를 참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시 한국IBM에서 SK C&C로 주사업자가 변경됐는데 이 과정에서 발주자인 국민은행은 기존 산출물을 재활용하기위해 필요한 법률적 문제 등 사전정지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차세대 개발 중단... 미련 또는 아쉬움

통상 금융기관들은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하기에 앞서 약 3개월간 여러 형태의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최종적으로는 전점테스트를 통해 실전에 가까운 상황에서 시스템을 가동하고, 여기에서 문제가 없으면 추석, 설날 등 2~3일간의 연휴기간을 통해 최종적으로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완료합니다.
신시스템으로의 이전이 완료되는 것이죠.

물론 신시스템이 공식 오픈되도 이러 저런한 소소한 장애가 속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약 2주간의 가동을 통해 이런 저런 오류를 잡아내는 과정을 끝나면 비로소 시스템 오픈 성공을 선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내 금융권에서 차세대시스템 개발이 매끄럽지 못해 한 두 차례 오픈 일자를 연기하는 경우는 허다합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비씨카드처럼 프로젝트 완료를 코앞에 두고 개발을 전면 백지화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입니다.

수백억원을 투입한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면 1~2개월을 추가로 작업해서 완결시키는 것이 새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 보다는 훨씬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도저히 기술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오류'이거나 또는 그 이외의 말못할 변수(?)가 없다면 말이죠.
◆무엇이 잘못됐을까

비씨카드는 하드웨어의 문제인지 소프트웨어의 문제인지 내부적으로 조사를 통해 '오류의 원인'을 찾아내겠다는 입장이지만 그 시한을 못박지는 않았습니다.

회사측이 인정하는 부문은 '승인시스템'에서의 오류입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일부의 카드 승인이 제때에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발생했고, 원인을 알수 없지만 그런 현상이 지속됐다는 것입니다. '원인 불상'이죠.

승인시스템은 은행의 계정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카드시스템의 핵심입니다.

이처럼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부문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면 회사측이 시스템 오픈을 강행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조치입니다.

그런데 궁금한것은 이것이 과연 기술적으로 '치유가 불가능한 문제'였나 하는 것입니다.

이번 비씨카드 차세대시스템에 개발은 한국IBM과 LG CNS가 시스템 설계및 운용 등 각각의 역할을 맡아 참여했습니다.

국내 금융권에서 한국IBM은 메인프레임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아키텍처를 수없이 구현한 업체입니다.

LG CNS 또한 지난 2000년대 중반 국내 최대의 카드업체였던 LG카드(이후 신한카드에 합병)의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개발 노하우가 가장 많은 회사입니다.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분야에서 최고 에이스라고 손꼽히는 IT업체들이 '치유할 수 없는' 승인시스템의 오류현상을 유발시켰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미스테리한 일입니다. 물론 당사자들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원인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메인프레임 용량 계산의 착오에 대한 문제입니다.

차세대시스템에 소요되는 메인프레임 CPU의 용량, 즉 밉스(Mips)치를 잘못계산해 추가로 막대한 비용이 소요됐고 시스템 구축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것인데요.

이것이 원인이돼 백지화를 결정했다면 분명 '황당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상식적으로 의문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설령 시스템 설계 단계에서 CPU소요량 계산을 잘못했다면 필요한 만큼 추가 구매해서 프로젝트를 종결시키는 것이 더 경제적이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 용량 부족의 문제라면 처음부터 프로젝트를 다시 할 이유까지는 안된다는 것이죠.

실제로 회사측도 '다소 소요량이 더 늘어난 것은 있지만 프로젝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전혀 아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역사... 실패의 데쟈뷰

비씨카드의 차세대 프로젝트 백지화 선언은 당분간 금융IT업계에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치유할 수 없는 오류'에 대한 궁금증이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놀라운 것은 과거 금융권에서 이와 유사한 일이 실제로 있었다는 점입니다. 반갑지않은 데쟈뷰라고 할까요.

지난 2000년대 초, 차세대시스템 오픈을 1개월여 앞둔 우리은행은 돌연 차세대시스템 개발 포기 선언을 하게됩니다.

차세대시스템의 핵심인 계정계(코어뱅킹)의 정합성이 문제였습니다. 일일 결산에 오류가 생기는 현상이 반복됐습니다. 그런 상황이면 은행은 정상적인 영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 오류를 치유하지 못하고 시스템을 오픈했다면 국가적인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2000억원 가까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차세대 사업은 백지화됐습니다. 우리은행은 당시 스페인계 코어뱅킹 패키지(알로마)를 채택했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생긴거죠.

당시 막대한 공적자금으로 겨우 회생한 우리은행은 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어이없게 날렸고, 1년후 가까스로 새로운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하게 됩니다.

덧붙이자면 프로젝트 실패에 대해 당시 경영진은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우리은행이 비교적 빠르게 차세대시스템 재개발에 성공한 이유는 기존의 산출물을 잘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과거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있어 메인프레임 CPU용량 계산의 착오로 크게 고생한 사례도 실제 있습니다.

지난 2000년대 중반,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나섰던 기업은행입니다.

차세대 프로젝트 진행도중에 메인프레임 CPU를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더욱이 국책은행이라 예산 집행에 있어 정부의 승인을 따로 받아야하는 기업은행의 입장에선 이는 매우 중차대한 문제였습ㄴ다. 당초 기업은행의 차세대 프로젝트 예산은 불과 500억~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었습니다.

다만 기업은행은 프로젝트를 포기하지는 않고 필요량을 추가로 도입하는 등 비상수단을 강구해 차세대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오픈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행으로서는 어딘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겠죠. 마치 충분한 영양분을 받고 태어난 우량아가 아니라 인큐베이터 신세를 져야만했던 출생의 비밀.

그러나 6년후, 이러한 안쓰러운 상황은 크게 반전됩니다. 기업은행이 향후 5년간 2300억원을 투입하는 '포스트(Post) 차세대'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는 기업은행이 과거 제대로된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약간 미흡했던 것을 이번 포스트 차세대 사업을 통해 만회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물론 민영화 전환, 지주사 전환 등 기업은행을 둘러싼 급격한 환경변화가 포스트 차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원인이지만 역사의 반전을 느끼게 합니다.  

새옹지마. 누구나 실패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실패가 결과적으로 항상 나쁜것은 아닙니다. 그것을 계기로 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습니다.

만 전화위복이 되기위해서는 왜 내가 실패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1/09/06 10:41 2011/09/06 10:41

6월 중순 어느날.

기자가 작별인사를 위해 찾아갔을 때, K부장은 차분하게 명함을 한장 한장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은행원 생활을 시작한지 올해로 38년째. 꿈많던 열혈 청년이 머리 희끗 희끗한 초로의 장년이 되기까지... 긴 세월입니다. 그것도 한 직장에서 말이죠.   

입행 이후 은행 IT본부에서 잔뼈가 굵은 K부장은 ‘임금 피크제’와 ‘명예퇴직’ 두 가지의 선택에서 고민하다가 최근 명예퇴직을 선택했습니다. 퇴직을 해도 간직해야할 추억과 사람은 여전히 많은가 봅니다. 명함 정리에 제법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퇴직, 그래도 난 행복하다”

“딸은 작년에 시집을 보냈고, 아들은 미혼이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있으니 홀가분합니다.”

K부장은 의외로 담담했습니다. 퇴직을 앞둔 소회가 어떻냐는 질문에, 그는 오히려 가장(家長)으로써, 아버지로써의 책임을 대과없이 완수했다는 데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지난 시간에 대한 진한 아쉬움과 미련, 그런 것 보다는“이제 자유를 얻었다”며 행복해 했습니다.

요즘처럼 불안한 국내 고용 문화에서 거의 정년까지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만족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HSBC보험그룹이 17개국을 조사했더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은퇴’하면 떠오르는 것이 ‘돈 걱정’이었고 영국인은 ‘자유’라고 대답했다는데, 이런 기준에 맞춘다면 K부장은 평균적인 한국의 샐러리맨들보다는 행복한 사람으로 분류됩니다.

다만 K부장에게 ‘도대체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만족을 하시길래‘자유’를 느끼시냐?’는 질문은 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적 만족도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매우 ‘상대적’이기 때문이죠. 특히 은퇴를 앞둔 시기, 삶의 가치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해 볼 여지가 많은 그런 나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수만금을 손에 쥐고 있어도 그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자유’를 느끼지 못할 것이고, 소박하지만 만족을 느낄 수 있다면 진정으로 ‘자유’를 느낄겁니다.

평소 K부장의 소탈한 성품을 감안할 때, 그는 후자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퇴직후 계획? 생각해놓은 것은 있지만...”

그는 퇴직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를 조금씩 생각해 놓았다고 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이진 않지만 취미로서 ‘침술’ 배우는 것 등을 생각하고 있다는 군요.

물론 K부장은 지난 38년간 IT인으로써 몸에 밴, 마치 본능과도 같은 생활습관 때문에 조금은 멍하다고 했습니다.

 “며칠전 일주일간 휴가를 다녀왔는데 처음 며칠 동안은 아무것도 못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또 “(막상 퇴직하고나니) 부부가 따로 특별하게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면서 웃었습니다.

누구나 은퇴 이후를 준비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그것이 현실이 됐을때는 긴장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K부장에게도 은퇴 이후의 삶은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갈 듯 합니다.  

 

한편‘(은행원으로써) 임원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K부장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솔직히 아쉬움은 크게 없습니다. 애초부터 욕심을 내지 않았으니까.... ”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예전 은행의 IT부서는 한직으로 인식됐습니다. 쉽게말해 ‘승진 코스’가 아니었죠.

 

은행내 부행장급이 IT부서의 업무까지 분장해도 실제로는 IT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처럼 CIO의 역할이 정착되기 이전, 10여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대부분 IT부서장 선에서 IT전략및 의사결정이 대부분이 이뤄졌습니다.‘전산부장’, ‘전산정보부장’이 사실상 CIO(최고정보화담당 임원)으로써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부장 직급이면 아쉽지만 IT부서에선 올라갈때까지 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종합온라인, 차세대... 가장 기억에 남는다”

 

IT부서에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무엇일까요?

K부장은 지난 1990년대 초반, IBM기반의 '종합 온라인'환경으로의 전환, 그리고 2005년 차세대시스템으로의 전환, 두 가지를 꼽았습니다.
물론 직접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농협 전산마비 사태도 그에게는 잠재적인 위험이 현실화된 사건으로 남는다고 했습니다.

“종합온라인 도입은 우리 나라 은행의 업무처리가 IT기반으로 전환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사건입니다. 물론 1970년대에도 은행 전산화는 시작됐지만 은행 업무 프로세스가 혁신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종합온라인이라고 봐야죠.”
 
K부장은 간부가 돼 수행한 지난 2005년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대해선 “지금에 와서 하는 얘기지만 사실 기술적으로 두려움이 많았다”고 술회했습니다.

실제로 K부장이 속한 E은행은 국내 대형 시중 은행중에서는 처음으로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개방형 환경으로 전산시스템을 전환함으로써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프로젝트는 성공적이었고, 이후 많은 은행과 2금융권에서 유닉스 기반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이 줄을 이었습니다.  종합온라인과 차세대사업은 그에게 IT인으로 살아온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빛나는 훈장입니다.

 

◆전산장애 스트레스로부터 해방

K부장은 커피를 앞에 놓고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이러 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최근 일어난 현대캐피탈과 농협 전산장애에 대한 생각, CIO의 역할, 외국계 은행과 국내 은행과의 장단점 비교, 금융회사 IT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스마트 금융 등등 IT전문가로써, 인생선배로써 말이죠. 

특히 K부장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금융산업에 있어서도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조류”라고 규정하고, 어려운 과제를 맡은 후배들을 격려했습니다. 

K부장은 기자와 만나는 1시간 여동안, 담배 한 개피를 손에 들고만 있었습니다.

‘부장님, 이제 인터뷰가 거의 끝났습니다’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불을 붙였습니다.

‘이젠 담배도 끊으셔야죠?’라는 말에 K부장은 “사실 내가 예전에 두 번 끊은적이 있어요. 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K부장은 담배를 끊기위해 서울 인사동에 있는 전문 기치료사에도 치료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때마다 ‘전산장애’가 발
생해 결국 다시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웠다는군요.

K부장에게 전산장애는 애써 끊었던 담배를 다시 찾게할 정도로 만성적인 스트레스였다고 생각하니 안쓰럽습니다.

 ‘이번엔 금연에 꼭 성공하시겠네요. 앞으론 전산장애 걱정할 일이 없으시니...’ 라고 웃으며 작별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K부장도 호탕하게 같이 웃어주었습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1/06/27 16:49 2011/06/27 16:49

국내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곧 차세대 프로젝트에 공식 착수합니다. 이 사업의 우선협상자인 LG CNS와 공식계약 절차를 마치면 신한카드는 곧바로 22개월의 길고 긴 대장정에 오릅니다.


이번 신한카드 차세대 사업과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업체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티맥스소프트(이하 '티맥스')입니다. 티맥스는 자사의 WAS(웹애플리케이션서버)솔루션을 차세대시스템에 탑재하게 됐습니다.
 
주지하다시피, 국내 대표적인 SW업체였던 티맥스는 지난해 경영난으로 우여곡절이 심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어려운 상황속에서 티맥스는 만만치 않은 상대 오라클(턱시도)를 제쳤습니다. 더구나 티맥스로서는 국내 1위 카드사에 솔루션을 납품하게 됐으니 단순히 수주 이상의 큰 의미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높게 평가하고 싶은 것은, 이런 결정을 내린 신한카드입니다. 경영난을 겪었던 IT업체의 SW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최선과 차선의 합리적 선택에서 스스로 번뇌하기 보다는 외부에 시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래서 자신의 안위에 이상만 없다고 판단되면 별 생각없이 OK사인을 내려버리는 보수적인 금융권의 문화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티맥스의  WAS제품은 국내 금융권에서 세계적인 외산 제품들과 맞서 성능이 입증된 바 있습니다. 


WAS솔루션을 심사숙고 끝에, 신한카드는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확인했다고 합니다.


"티맥스의 R&D 조직이 살아 있느냐?"


티맥스는 예전 R&D인력의 위용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를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한 신한카드는 결국 WAS 도입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R&D가 살아있다면 앞으로의 솔루션 지원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때문입니다. 이는 티맥스에 대한 강한 신뢰가 없었다면 내리기 힘든 결정입니다.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서' WAS'솔루션은 어쩌면 눈에 띠지않을 정도로 작은 부품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또 WAS 하나 때문에 차세대 프로젝트 전체가 망가질 우려도 없습니다.


IT업체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고, 금융회사가 순수하게 제품의 경쟁력만을 놓고 평가를 해준 것은 그 자체로 고마운 배려입니다.


이 '작은 인연'이 앞으로 티맥스의 부활로, 국산 SW가 기사회생하는 불씨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연하게도 신한금융은 티맥스에게 많은 '행운'을 가져다 준 특별한 인연들이 있군요.

  

수년전 신한은행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추진하면서 코업뱅킹솔루션 부문에서 티맥스를 선정해 IT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티맥스의 코아뱅킹 프레임웍인 '프로프레임'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등장하게 됩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국산 SW업체가 코어뱅킹을 차지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탄력을 받은 티맥스는 이후 하나은행, 농협 차세대 프로젝트 '코어뱅킹 프레임웍'부문을 연거푸 수주하는 괴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이후 티맥스는 신한은행 IFRS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한 때 금융IT시장의 '주류'로 등극합니다. 물론 그 '주류'에 섰었던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봄이 올것 같지않은 추운 겨울이지만 또 한번 티맥스의 도약을 기대해 봅니다.


2011/01/27 10:35 2011/01/2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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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보증권은 차세대시스템 주사업자를 SK C&C에서 LG CNS로 변경했습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최종사업자로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교보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SK C&C와의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차순위 사업자인 LG CNS가 협상테이블에 앉게된 것입니다.

비록 사업 규모가 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라고는 하지만 금융권에선 이처럼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매듭을 짓지 못하고 차순위사업자로 넘어가는 일은 가끔씩 있습니다. 호들갑을 떨일은 아니고요.

그런데 조금은 '엉뚱한 오해'때문에 두 회사 모두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진 듯합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당초 SK C&C는 우선협상업체의 자격으로 교보증권측과 협상을 벌입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협상과정에서는 보다 세세한 내용이 오갑니다. 당초 제안했던 내용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프로젝트
투입 인력 풀은 어느정도 확보하고 있는가 등등 또한 금액에 대한 미세한 조정도 합의하에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보증권과 SK C&C간의 협상이 결렬되고, LG CNS와의 협상이 새롭게 시작되면서 이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엉뚱한 오해'가 생겼습니다.

"교보증권과 SK C&C와의 협상과정에서  LG CNS가 SK C&C보다 훨씬 저가의 가격을 교보증권측에 제시했다"는 게 소문의 내용입니다. 즉, 교보증권이 협상파트너를 바꾼것은 저가를 제시한 '외부 변수'때문이라는 거죠.

그러나 이러한 오해는 당사자들에겐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습니다. 

먼저, 발주처인 교보증권은 LG CNS가 제시한 가격에 혹해서 SK C&C와의 협상을 의도적으로 결렬시켰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SK C&C가 교보증권의 가격인하 요구를 감내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물론 금융권에서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IT업체들을 의도적으로 경쟁시키는 경우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는 철저한 교보 금융그룹의 기업문화를 봤을때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또한 LG CNS는 협상 중간에 끼어들어 협상을 결렬시킨 '치졸한 행위'를 한 셈이 됩니다. 모두가 준수해야 하는 '게임의 룰'을 일탈했다는 의미입니다. 도덕성 문제로 비화될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LG CNS는 졸지에 수주를 위해서는 '저가수주' 경쟁도 불사하는 업체가 되버린 것이죠. (그러나 이는 LG CNS에 대한 금융IT업계에서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매우 거리가 있습니다. )
 
한편으론 SK C&C로서도 어찌됐든 '사실상 다 잡은 토끼'를 놓쳐버린 결과때문에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도 이중 가장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곳은 LG CNS입니다.

LG CNS 관계자는 '억울하다'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분하면 눈물이 고인다고 하는데 거의 그 분위기였죠.

특히 'LG CNS가 협상중간에 끼워든 것 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펄쩍 뛰었습니다.  "협상 프로세스를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아무리 다급해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금은 협상중이기때문에 제안 가격들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양해를 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교보증권의 '차세대 사업자' 교체 사건은 있는 그대로 소박하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LG CNS와 SK C&C, 양측에서 들었던 모든 내용들을 다 열거할수는 없으나 정황상 앞서 설명했던 루머들은 너무 과도해 보입니다.  

IT서비스 빅3중 SK C&C는 올해 상반기 금융IT 사업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습니다. SK C&C는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 하나은행 자통법 시스템, 농협 IFRS 구축 사업 등 대형사업을 수주했습니다. 반면 LG CNS는 상대적으로 저조했습니다.

어쩌면 이런 정황때문에 이번 루머가 금융IT업계에서 확대 재생산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10/08/06 10:26 2010/08/0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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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선에 선 금융권 2기 차세대, “빅뱅은 없다”②

앞서 1편에서 업급된 산업은행의 2기 차세대시스템 명칭(미래시스템)과 비교해, 교보생명이 정한 'v2'란 명칭에는 뉘앙스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002년 2월 계정계 차세대시스템(신보험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 유닉스 환경인 것과는 달리 교보생명은 현재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 환경입니다.

물론 차세대시스템을 완성한 이후에도 교보생명은 2003년 재무, 경영관리, 상품, IT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5년 8월 오라클 기반의 ERP시스템과 EDW, EAI 등 정보계시스템(가치혁신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꾸준한 IT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해왔습니다.

당초 삼성생명도 IBM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지난 2006년 리호스팅 프로젝트를 거쳐 유닉스 환경으로 전환했고, 현재는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삼성생명의 2기 차세대사업도 따지고 보면 빅뱅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리호스팅'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올해 10월까지 거의 6년 동안 진행되는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교보생명의 작명만 놓고 봤을때 상대적으로 산업은행의 그것보다는 의미와 규모가 작아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교보생명이 v1과 차별화되는 '무엇'을 v2에 담아 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도 기술적인 부문에서의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이와관련 교보생명 측은 "(v2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생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는 해석의 여지가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물론 교보생명의 2기 차세대시스템 추진 여부는 이사회 승인등을 거쳐 4월이 지나봐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프로젝트 추진 예산과 일정 등은 모두 유동적입니다.

다만 교보생명 역시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보생명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적으로 빅뱅 방식으로는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는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빅뱅은 없을 것”....달라지는 IT혁신의 방법

그 이유는 아마도 올해 '2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대한생명의 입장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2기 차세대시스템을 새롭게 추진할만한 IT기술적 변화, 또는 비즈니스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대한생명측의 입장입니다. 즉, 기존 차세대시스템 기반위에서 부분적인 IT혁신만으로도 큰 문제없이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뒤짚어 말하면, 결국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것 저것 다 뒤짚어 엎을 가능성보다는 필요한 부문만 집중적으로 혁신시키는 ‘단계적 하이브리드형’ 프로젝트가 유력합니다.

또한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만하더라도 ‘IT 기술적 변화 또는 발달’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이를테면 인터넷뱅킹과 같은 새로운 혁신 채널의 등장, 보다 유연한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쳐 등이 새로운 IT트랜드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그것에 비해 IT기술의 진보성은 분명 떨어집니다. 이것은 2기 차세대시스템을 빅뱅으로 하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한편으론 아예 2기 차세대 사업을 검토하지 않는 이유도 됩니다.

즉,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어쩌면 IT기술의 진보가 여기서 멈추거나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전개되지 않으면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개편 시기간 더 뒤늦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노후화된 시스템을 최신 장비로 교체하는 것을 차세대로 부를수는 없습니다.

결국 현재 2기 차세대시스템을 추진하는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빅뱅은 비효율'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국내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랠리는 시기적으로 올해를 건너 내년 하반기부터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 시스템을 10년간 사용한다고 했을때, 새로운 구축 논의에 착수하는 시점을 계산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동일한 출발선에서 동일한 고민을 가지고 차세대시스템을 구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과거 대한화재 시절에 만들어진 차세대시스템이 '몸에 맞지 않은 옷'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아직은 쓸만할지 몰라도 맘에 안드는 옷을 계속 입는 것도 권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은 지나온 세월만큼 갖가지 모습으로, 그리고 제몸에 맞는 IT환경을 구축해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完)



2010/03/17 09:38 2010/03/1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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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차세대’사업 검토하는 금융권...., 고민은?①

요즘 금융권에서는 '2기 차세대(Next Generation)'란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랠리가 겨우 10년만에 끝나는가 싶었는데 또 다시 ‘차세대’ 얘기를 할려니 벌써부터 지겨워집니다.

2기 차세대시스템이란 이미 6년~7년전에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한 바 있는 금융회사들이 또 다시 차세대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에 구축한 차세대시스템과 구분짓는 개념으로 '2기' 라는 명칭을 굳이 부여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2기 차세대'란 말도 그냥 언론에서 편의적으로 쓰는 말일 뿐 규정화된 명칭은 없습니다. 옷이 낡으면 새 옷을 입듯이 금융회사도 그냥 '새 시스템' 또는 '신 시스템'이라고 쉽게 표현하면 그만입니다.

최근 일부 금융회사들이 2기 차세대를 준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산업은행이,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이미 2기 차세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교보생명이 2기 차세대를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올해들어 롯데손해보험도 2기 차세대 계획을 올 상반기중으로 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08년 롯데그룹이 대한화재를 인수해 출범한 보험사인데요, 대한화재는 이미 지난 2004년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비록 몇 군데 되지는 않지만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앞두고 이들 금융회사들의 고민도 미리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기존의 차세대시스템을 굳이 1기로 표현한다면, 앞으로 진행될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1기와 차별화된 고민이 투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2기 차세대시스템 작명에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앞서 지난 2001년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차세대시스템으로 전환한 바 있는 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중으로 EA(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컨설팅을 통해 2기 차세대시스템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2기 차세대시스템의 명칭을 내부적으로 '미래 시스템'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상상이지만, 만약 10년이 또 다시 흘러 산업은행이 '3기 차세대시스템'을 준비해야 될 시기가 오면 어떻게 작명하게 될까요?

그런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교보생명의 작명이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교보생명은 v2로 명명했습니다. v는 버전을 뜻합니다. 2.0 버전이란 뜻이죠. 너무 드라이하지만 구분은 확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2기 차세대시스템 작명을 곰곰히 유추해 보면 회사별로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사실 이것은 금융권 IT전략에 있어서 매우 큰 의미일수도 있습니다.

◆ “비즈니스 환경변화 수용”.... 2기 차세대에서도 여전한 숙제

산업은행의 경우 '미래 시스템'이란 표현을 썼는데요. 그만큼 2기 차세대시스템을 실행에 옮길 경우 프로젝트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산업은행의 기존 차세대시스템은 은행권에서 차세대시스템의 개념 정립이 미처 완성되지 않았던 지난 2000년초반에 완성된 시스템입니다. 최근 2~3년전에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은행들이 통합고객정보 전략, 프로덕트 팩토리(Product Factory), MCA(멀티채널아키텍처) 등에 보다 무게를 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당시 계정계 중심의 코어뱅킹시스템 개편이 차세대시스템의 화두였습니다.

더구나 그때만해도 산업은행은 일반 고객들이 별로 왕래하지 않는 엄숙하고 조용한 국책은행이었습니다.

정부의 민영화계획에 따라 현재 산은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변해버린 10년후의 모습을 당시에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요. 결국 산업은행이 표현한 '미래 시스템'이란 작명속에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 많이 달라져버린 산업은행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는 민영화된 DNA로 살아가야하는 산업은행의 운명을 IT로 담아내야 하는 숙제가 같이 숨어있다고 봐야 합니다.

산업은행의 경우, 결국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의 핵심은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어떻게 IT로 반영시키느냐로 귀결됩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은 IT환경의 구현’ 은 앞으로 2기 차세대 사업에 나서는 모든 금융회사들의 공통된 숙제와 고민으로 남게될 것입니다.

한편 산업은행은 2기 차세대시스템에서의 구현 요건이 많다고 하더라도 '빅뱅'식 모델을 추구하지는 않을듯 합니다.

이미 기존에 구축한 유닉스 기반의 오픈환경 등 하드웨어 아키텍처는 2기 차세대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기때문에 '오히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럴경우에는 빅뱅보다는 국민은행이 선택한 '단계적 구축'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편 계속-


2010/03/15 21:19 2010/03/15 21:19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는 알고보면 참 어리석고 답답한 사람입니다.
전투에 승리하고도 처세에 약해 번번히 무시당하고, 미관말직을 전전합니다.
요즘 이런 CEO를 만났다간 직원들은 시쳇말로 '개고생'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참고로 '개고생'은 표준어라고 합니다. 물론 욕도 아닙니다.)

잘한것이 있다면 제갈공명을 얻기위해 삼고초려를 했다는 것 하나입니다. 
하지만 유비도 결국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성을 잃고 공명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애 공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오정벌에 나섰다가 결국 대패하고 백제성에서 죽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뛰어난 인재에 대한 기대와 환상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천재론'은 유명하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실은 이 회장 자신이 천재였던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의 IT지원을 맡고 있는  하나아이엔에스(대표 조봉한)가 요즘 금융IT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쏟고 있는 끝없는 인재에 대한 갈망(?)때문입니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IT지원이 주 업무인 이 회사의 성격을 고려할 때 좀 의외입니다. 

잘 알다시피 KB데이타시스템이 KB금융그룹을, 우리금융정보시스템(WFIS)이 우리금융그룹을 지원하는 IT회사들입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IT자회사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조심스럽고 조용합니다.
어디까지는 그룹 계열사들과의 관계에서 늘상 '을'의 위치에 있기때문에 정서적으로 '튀는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 하나아이앤에스는 이 회사들과 많이 다릅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올해 상반기에 연봉 1억원이 넘는 '슈퍼 그래머'를 찾기위한 공개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개발자에게 연봉 1억원은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되는 금액입니다. (물론 특급 기술자들에게 연봉 1억원은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금액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언론에도 소개가 됐고, 나름대로 IT업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슈퍼 프로그래머 3~5명을 채용함으로써 팀을 만들고, 업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 품질 수준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었죠.  

슈퍼 프로그래머는 IT 애플리케이션 품질 콘트롤 타워, 기술 컨설팅, 튜닝 등 프로젝트 지원, 신규 솔루션 연구 개발 작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사실상 슈퍼맨입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슈퍼 프로그래머를 뽑는데 있어 전공과 국적을 가리지도 않았으며 내부 직원들에게도 응시의 기회를 줬습니다. 

그건 그렇고, 과연 '슈퍼 프로그래머'는 찾았을까요?
찾았다고는 합니다.
그러나 슈퍼 프로그래머팀은 만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해지는 말로는 슈퍼 프로그래머로 영입된 사람이 1명에 그쳤기 때문이랍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다른 금융 IT자회사들의 평가는 어떨까요. (물론 '튀는 문화'에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평가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인재에 대한 열정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일부 있었지만 예상외로 비판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네요.
심지어 한 금융IT 자회사 관계자는 "하나아이앤에스가 왜 그런 이벤트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그대로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비꼬더군요.

논리적으로는 이렇습니다.
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1년6개월의 여정을 거쳐 지난 5월 모두 완료됐습니다. 
차세대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된 시점에서 뒤늦게 슈퍼 프로그래머팀이 만들어지는 것이 어쩐지 시기적으로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나 봅니다.
제 3자의 시각에서 봤을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슈퍼 프로그래머'의 영입 자체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조직력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도 합니다.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금융 IT업계에 20년이상 몸담아 온 C부장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시스템 개발이라는 것은 실상은 조직화된 힘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업무시스템 개발은 어느 한 사람만 완성된다고해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프로그램 관리자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과 역량은 별개이다. 현업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로 또 다른 문제이고 이것은 어쩌면 천재성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냉엄한 현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슈퍼 프로그래머의 효과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더군요.

물론 하나아이앤에스는 부정적인 효과도 염두에 뒀겠지요.

한편 이것과는 별개로, 하나아이엔에스는 인재찾기 열정은 계속됩니다.

최근 하나아이엔에스는 포스텍(포항공대)에 직접 내려가 취업설명회를 가졌습니다. (국내 금융IT 자회사중 포스텍에서 취업설명회를 연 회사는 하아아인앤에스가 유일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이같은 적극성에 대해서도 역시 금융IT업계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듯 합니다.
"최고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열정은 좋지만 그 인재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인데요. 
현재 하나아이앤에스가 수행하는 금융IT지원 업무 수준을 감안했을때 좀 오버 스펙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평가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아이엔애스는 왜 인재를 모으려고 할까요?
아마도 대외 IT사업을 위한 브랜드관리 차원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물론 당장 인재를 모으는 것이 시급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아이앤에스는 최고의 인재가 모입 집단'이라는 엘리트라는 이미지를 수립하려는 것일까요? 

앞서 말했다시피   하나은행 차세대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등 이제 굵직 굵직한  IT현안사업은 거의 완료됐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대외 사업입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최근 중국 베이징 대학 출신들이 주축이 된 파운더 그룹과 제휴를 맺었습니다.
중국의  IT시장에 진출한다는 원대한 계획입니다. 아마도 
대외  IT사업을 적극적으로 해볼려는 모양입니다. 

물론 대외  IT사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천재성을 갖춘 인재도 필요하겠지만 열정으로 하나되는 조직화된 힘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어쩌면 지금 하나아이앤에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조직화된 힘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2009/10/23 20:44 2009/10/23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