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뭐니 뭐니해도 양육입니다. 
아이를 마음놓고 맡아줄 사람을 구하지 못했을때 부모로서는 참 가슴이 답답합니다.
인구감소의 원인도 결국은 여기에서부터 출발하지요.
그래서 회사내에 탁아시설이나 놀이시설을 갖추고 있는 기업들을 보면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분당 정자역에 있는 SK C&C 본사에 방문했습니다.
잘 알다시피 이 회사는 IT서비스 업계에서는 빅3로 꼽히는 대형사입니다.  
사실 이 회사가 어린이집을 운영하는지도 몰랐었는데, 마침 이 회사 건물 3층 기자실 맞은편에 어린이집이 있더군요.
그래서 회사 홍보팀의 도움을 받아 잠시 시설을 둘러보았습니다.  
(블로그를 쓰게되니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너무 많더군요 ^^)

회사에 재직하는 직원의 아이들이면 누구라도 이 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전문 보육교사와 원장을 포함해 총 10명의 인력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몇가지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예상치 못한 답변도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정원이 고작 49명?  왜 그렇게 적을까요.

이 회사는 직원수가 1000명이 넘는 대기업입니다.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고작 49명. 그래서 언뜻 홍보용 시설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시설을 이용하고자하는 대기자가 지금도 1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영리이든 비영리이든 어린이 보육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이라면 반드시 1층에 놀이터를 갖춰야 하는데 그 기준이 50명이랍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놀이터 규제를 받지 않는 49명까지밖에 못받은 거죠. 
당초 회사측도 이 건물을 설계할때 어린이집은 생각도 못했을 테고, 1층에 놀이터 시설을 만드는 것은 제가봐도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정부와 지자체에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많은 건의를 했답니다. 
다행히 성과가 있었습니다. 결국 1층이 아닌 곳에 놀이시설을 만들면 50명 이상의 정원도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답니다. 그래서 놀이시설 공사가 완료되는 올 연말쯤부터는 정원이 76명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76명 일까요? 
1명의 아이가 추가될때마다 그에 필요한 1.5평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기때문입니다. 
사무용 빌딩에 무작정 시설을 늘릴수는 없고, 확보할 수 있는 면적을 다 수배해보니 76명까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겁니다. 여전히 아쉽습니다.
아이 하나 키우기가 참 힘듭니다.

* 만1세~만4세까지 가능 
아이들은 만1세부터 만4세까지 연령층(?)이 좀 다양했습니다.
사실 탁아소입니다.
 어차피 6~7세가 되면 제대로 된 유치원에 다녀야 하니까.
굳이 회사에 데리고 올 필요가 없죠.

연령때가 다양하다보니 보육교사들이 다양한 눈높이를 가져야 하니 좀 힘들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만1~2세인 아이들은 기저귀 갈고 분유타는 게 장난이 아닐 것 같았고, 만4세인 어린이들은 이미 글자를 깨우치기도 하고 기초 학습을 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고충이 있어 보였습니다.  
아이들 기초학습을 위한 교사들과 교재, 교육시설은 깔끔하고 좋아보였습니다.  

* 아빠와 출퇴근....그럼 야근땐 같이 야근? 

출근할때는 아이와 아빠가 같이 오지만 야근때까지 같이 있을 수는 없겠죠.
만약 야근할때는 집에다 애를 데려놓고 와서 일한답니다. 
그리고 어린이집이 오후 7시30분까지만 운영되기때문에 밤에 맡겨놓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이 시설에 아이를 맡기는 직원들은 거의 100% 분당에 거주하는 직원들입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은 이용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비용을 낼까요? 
안낼줄 알았는데 낸다고 하는 군요.
 단, 실비차원에서 월 10여만원 정도 될 거라고 합니다. 그래도 일반 보모에게 맡기는 것에 비해 크게 저렴한 수준이죠.
아이들 점심은 회사 지하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별도로 유아식으로 만들어 매일 배달해 먹습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아빠가 다녔던 회사를 어떤 모습으로 기억하게 될까요?

2009/10/06 23:49 2009/10/06 23:49

트랙백 주소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