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 미디어블로그 = 딜라이트닷넷]


최근 IBK 기업은행이 영업시간 이후 건당 500원씩 받던 금융자동화기기(ATM) 인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기업은행은 현금 인출과 타행 송금 등 ATM 관련 수수료를 평균 60.4% 인하했습니다. 또 기업은행 ATM에서 다른 은행으로 10만원 이상 송금시 기존 1200~1600원이던 수수료를 700원으로 인하했습니다. 이와함께 기업은행 고객이 다른 은행 ATM에서 현금인출시 기존 1000~1200원이던 수수료를 영업시간 구분없이 700원으로 낮췄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이 소식을 들은 은행 고객들이 솔직히 얼마나 기뻐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큰 감흥은 없었을 겁니다.  


‘그까짓 500원 수수료 면제해 주는게 뭐 대단하냐고 생색이냐?’


오히려 한술 더 떠 ‘ATM 한 번 이용하는데 500원씩이나 받아왔던 은행들이 도둑놈들 아니냐’며 분개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주위에 적지않기 때문입니다.


타행 ATM을 이용할 경우, 고작 3만원만 찾더라도 무려 10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떼내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니면 아예  ATM 수수료가 무료인 다음날 은행 영업시간 개시까지 기다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은행의 입장에선 어떨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은행 입장에선 크게 인심을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들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겠지만 ATM 1대당 월 유지비용(기기의 장애대처 및 유지보수, 현금운송 및 시재 관리, 경비, 무인점포 임대료 등)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습니다.


ATM 1대당 월 유지비가 100만원을 훨씬 초과하는 것은 당연하고, 거기에 대당 1500만원대가 넘는 ATM 기기의 감가상각(5년)까지 고려하면 기존의 ATM수수료만 가지고 운영하는 것은 쉽지않습니다. 심지어 금융자동화기기업계에선  “ATM만 떼놓고 보면 은행 입장에서는 장부상 적자일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1년 3분기 인터넷뱅킹 이용현황’에 따르면, 전체 금융거래중 창구거래가 12.1%, 전자금융거래가 87.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중 ATM은 39.9%를 차지해 여전히 이용규모면에서 압도적입니다. 기존의 은행 ATM 수수료 매출 규모와, 반대로 수수료 인하에 따른 매출규모 감소를 대략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앞서 기업은행의 사례에서 보듯 최근 금융권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관심사입니다.


은행, 카드사를 비롯해 증권사들까지 각자의 금융서비스 영역에서 각종 수수료의 인하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신용카드사들은 직접적인 수익원인 ‘가맹점 수수료’를 조정해야하는 문제때문에 골치가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수수료’는 금융회사가 고객들에게 용역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받는 대가입니다. 즉, 소비자가 재화를 사용한데 따라 당연히 지불해야할 비용입니다.


그런데 이같은 금융권의  전자금융수수료 인하 움직임에 비춰,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전자금융 수수료의 인하가 관련 IT투자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ATM만 보더라도, 한 해 금융권의 도입규모는 2000억~2500억원에 달합니다. 이같은 비용을

보전하려면 ATM 수수료의 면제나 대폭적인 할인은 당연히 채널의 수익성 악화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면, 은행 경영진의 입장에서는 ATM 도입을 소극적으로 가져가거나 신규 도입 규모를 줄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 관계자들의 입장을 청취해 본 결과, 이같은 우려는 현재로선 ‘기우’인 것 같습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전자금융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할인해줌에 따라 그만큼 수수료 수익을 포기해야되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그로 인해 얻게되는 은행의 대고객 서비스의 개선, 간접적인 매출증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그 손실을 상쇄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ATM 수수료 인하 때문에 전자금융 투자를 줄이거나 소홀히할 것이라는 것은 지나친 비약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었습니다. ATM을 포함한 전자금융 수수료 경쟁이 본격화 될 경우, 투자를 많이 한 은행들이 향후 시장 경쟁에서도 여전히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예상이죠. ATM을 대폭 늘리지는 않겠지만 축소시킬 명분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다만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들은 최근 격화되고 있는 은행권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달가워하지 않아 다른 은행들과 대조적입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채널에 수수료까지 깍아주는 것은 외국계 은행들의 정서에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계 은행들도 결국은 수수료 경쟁에 동참할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푼돈’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차별화된 ATM 수수료 수준은 은행 고객들에게 매우 큰 선택 요소로 작용하게 될 것이란 예상입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1/11/06 14:02 2011/11/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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