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목조목 강경한 어조로 ‘사퇴 불가론’을 낭독한 서남표 총장의 지난 16일 서울 기자회견의 파장이 만만치 않습니다.

서총장의 사퇴 또는 퇴진 거부와 관련한 내용들은 이미 지난 1년동안 숱하게 기사화됐습니다. 사실 그 자체로는 이제 놀라운일이 아닙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퇴임압박을 받을때마다 서총장도 ‘공개서신’ 파동 등 저돌적인 방법으로 정면 돌파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서총장의 서울 기자회견에는 과거와는 분명히 다른 '무엇’을 의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의도는 어렵지않게 알 수 있습니다. 다름 아닌 ‘오명 KAIST 이사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는 20일 소집되는 KAIST 이사회에서 서총장에 대한 해임 안건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해임결정이 내려지면 서총장의 시대도 결국 막을 내리게 됩니다.  


서총장으로서는 어쩌면 하고싶었던 말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이상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요. 그가 ‘하고싶었던 말’은 물론 오명 이사장입니다.


서총장은 과거 공개서한 파동때도 오명 이사장을 거론한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크기가 다릅니다. 실제로 이번 '기자회견 참고자료'로 첨부된 자료를 보면 오명 이사장과 관련한 내용이 적지않습니다.

 

그는 테뉴어 문제와 교수협의회, 특허 도용사건 등 서총장을 괴롭혀왔던 문제들의 궁극적인 책임을 ‘오명 이사장’에게 묻고 있습니다.


오명 이사장이 서총장의 개혁을 지지하는 듯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에게 기회가 있을때마다 '퇴임 압박'을 수차례 종용했다는 내용과 함께 KAIST는 학교이고 교육기관이기때문에 '정치'가 끼면 안된다며 학교 내부의 '파벌'도 언급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서총장은 여러 가지 이유를 열거하면서 오명 이사장을 KAIST의 '반 개혁적' 인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바꿔말하면 오명 이사장에게 KAIST 사태의 본질적인 책임을 묻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이해 당사자들은 예외겠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여러 입장차이가 있을 수 있는 사안을 '개혁과 반개혁'구도로 단순화 시키는 것은 경계해야합니다.


하지만 서총장의 주장를 별개로 놓고 보더라도, 이제 KAIST의 문제를 개혁과 반개혁의 프레임으로 보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면 오명 이사장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새겨 들어야할 대목입니다.

누가 개혁적인가, 반개혁적인가를 따지는 것은 마치 '선과 악의 대결'처럼 필요이상으로 소모적일 수 밖에 없고, 결과적으로 이는 서총장 이후'에도 KAIST 문제가 치유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일반 국민의 시각에 있어 테뉴어 심사의 강화 등에 대한 KAIST내 일부 교수들의 반발은 제3자의 시각에선 '반개혁'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서총장측의 표현대로라면, 이러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 오명 이사장은 서총장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사실확인 절차없이 그들의 입장에서 총장을 흔들었고, 급기야 학생들까지 반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게 서총장측의 주장입니다.


KAIST는 국민의 소중한 혈세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최고의 영재들이 모이는 KAIST가 흡사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처럼 음침한 중세 수도원의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면 이는 불행한 일입니다.


그리고 이는 KAIST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입니다. 나아가 KAIST 사태에 대해 거리를 두면서 여론만 살피고 있는 교과부도 비난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참고로, 다음은 서총장측에서 지난 16일 발표한 '보도 참고자료'중 일부입니다.(괄호안)


(이사장이 2년간 한일은 '서남표 죽이기'와 '제 사람 챙기기'이다. 지난 2010년 9월 "카이스트는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했다"면서 "카이스트 이사들은 물론 서총장과 협력, 나라와 인류에 이바지한는 세계 톱 10 연구중심대학으로 크는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지만 재임기간중 30차례 직간접적으로 사퇴를 요구해왔다. 그리고 지난 2년간 한일은 이사회에 측근배치, 서남표 계약해지 말고는 무엇이 있는가.

 

작년 12월 이사회 시작전에 따로 불러 직접 사퇴하라고 압박했고, 이사회에서 거부하자 그 자리에선 그 부분을 함구했다. 또 특정고위층을 언급하면서 직접 얘기한 적도 있다. 이사회 구성은 올해 2월과 5월 새로 선임된 8명중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사장과 교과부간의 협의를 거친 분들이다.  카이스트가 이사장 사교모임인가.

 

오명이사장은 대학개혁을 오도하고 있다. 카이스트에 정치가 끼면 안된다. 여기는 학교고 교육기관이다. 학교 발전과 연구자 스스로를 위해 몰두하면된다. 과학계 특정 학맥이니 특정 연고니 그런 카르텔이 왜 필요한가. 그런 것을 견제하는 것이 대학 개혁이다.

 

그런데 이사장의 행보는 그런 개혁과는 거리가 있다. 문제를 시끄럽지않게하는 것은 덮는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행위다. 소리가 나더라도 고치고 가는 것이 개혁이다.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이 삶의 전반에서 증명해야만 정당성을 얻는 일이다.

 

제 판단으론 이사장은 학내 문제를 상식적으로 풀 의도는 없었던 것 같다. 대학 개혁을 지지않는 게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인식하고 있다면 테뉴어를 무력화하려는 교수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를 때는 이사회 차원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을 거쳐 경고라고 했어야 했다.

 

이사장은 최근 지난 7월14일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4월 서총장이 사퇴압력을 받았을떄는 대학 개혁을 계속해 달라며 그를 지지했지만 이제는 (서총장 거취를)공론화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한바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난해 4월, 한달간 이사장이 총장에게 비공식적으로 사퇴 요구를 한 것이 네번 있었다. 국회 일정을 넘길 수 없으니 즉각 사퇴하라는 게 당시 이사장의 논리였다.)


2012/07/19 16:36 2012/07/19 16:36

 

최근 외환은행이 올해 하반기에 PI(프로세스혁신)시스템인 G2G(Good to Great)의 고도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아직 사업 규모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단계이지만 대개 PI 또는 후선업무집중화를 위한 BPR사업의 경우, 워크플로우및 이미징 솔루션을 포함해 네트워크 장비및 서버 등 다양한 종류의 IT장비가 적용되기 때문에 관련 IT업계의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은행권의 업무 혁신이 주로 채널쪽, '스마트 브랜치(Smart Branch)'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PI사업은 다소 의외입니다.

 

금융권의 PI시스템은 그 속성상 처리하는 업무가 새롭게 추가될 경우, 그에 따라 시스템이 확장됩니다. 외환은행의 PI시스템도 지난 2004년, 외환카드가 외환은행에 흡수되자 기존 은행업무에 카드 업무를 추가시키는 작업을 추가해야 했습니다.

 

물론 외환은행이 이번 PI사업을 새롭게 검토하는 이유중 하나는 새로운 업무가 추가됐다기 보다는 기존 PI시스템에 워크플로우 엔진 등을 공급했던 IBM 파일네트의 부담스러운(?) 유지보수료도 작용한 듯 보입니다.

 

◆IT업계의 관심, 'IBM 파일네트의 교체여부'=기존 외환은행의 PI시스템에는 과거 ECM(기업콘텐츠관리), BPM(업무프로세스관리)분야에서 명성이 높았던 파일네트의 솔루션이 적용됐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10월, IBM이 본사 차원에서 파일네트를 인수하면서 상황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파일네트 솔루션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공급사가 'IBM (파일네트)'로 바뀌게 된 것입니다.


주지하다시피 IBM은 금융권의 거센 반발을 무릎쓰고 최근 2~3년간 '실제 사용자수 조사' 등 금융권을 대상으로 자사 소프트웨어의 유지보수료를 인상하기위한 적극적인 압박에 나선 바 있고, 이는 현재도 진행중입니다.


아마도 이와 관련해서 IBM은 외환은행에 기존보다 높은 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한국IBM 관계자는 "라이선스와 연계된 유지보수료율은 글로벌 정책에 따라 한국의 고객들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되는 것"이라며 원론적인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관련 IT업계는 향후 외환은행이 PI시스템 고도화를 본격 추진함에 있어 IBM (파일네트)이외의 전혀 다른 솔루션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외환은행의 입장에서는 기존에 익숙한 솔루션을 단순히 업데이트하는 것이 물론 편안하겠지만 이미 'PI 고도화 사업'을 별도로 검토하는 것을 보면, 기존 솔루션을 완전히 배제하고 아예 제로 베이스에서 논의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한편 IBM에게 외환은행은 정말로 국내에 몇 안남은 메인프레임 고객입니다. 물론 주전산시스템이 아니라 외환카드 시스템이긴합니다.  IBM은 메인프레임뿐만 아니라 '유지보수료' 인상 이후 크게 눈에 띠지 않았던 솔루션들에 있어서도 국내 금융 고객사들의 저항에 하나 둘씩 노출되는 모습입니다.  I

 

◆은행권의 관심, '하나금융 변수'=한편 이처럼 대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IT업계의 반응과는 달리, 은행권의 관심은 PI 고도화 프로젝트 자체보다는 하나금융그룹으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시도되는 외환은행의 PI 전략 변화 가능성에 맞춰져 있습니다.

 

PI는 은행이 업무 프로세스의 표준을 먼저 분명해게 정의해야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프로젝트 입니다.

 

이는 곧 외환은행의 PI프로젝트는 이제부터 하나금융지주회사 차원에서 고민해봐야할 문제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외환은행의 업무 프로세스의 설정은 향후 하나은행과의 통합까지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것입니다. 하나은행도 BPR시스템을 가동한지는 오래됐습니다.

 

두 은행간의 업무 프로세스가 어느 정도의 차별화됐는지는 당장 자세하게 비교하기가 힘들지만 결국 언젠가는 두 은행의 업무 처리 프로세스의 통합을 이뤄져야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뿐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2월, 외환은행 노조를 설득시키면서 향후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의 입장에서는 적지않은 금액이 투입되는 외환은행 PI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 최소 몇년후의 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은행권의 IT통합 사례에서 봤을때 통합 대상 은행들간의 IT사업은 그 본질을 벗어나 정치적인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러나 IT사업 하나 하나마다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과잉이고, IT실무자들의 에너지를 쓸데없이 낭비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한편 외환은행과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간의 업무 협력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하나SK카드와 외환은행이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 추진해왔던 '카드 가맹점 공동이용 태스크포스 IT부문 통합'을 완료하고 양사간 본격적인 시너지 창출에 나섰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4일부터 시작되는 카드 가맹점 공동이용으로 하나SK카드 고객들은 전국 약 220만개에 이르는 외환은행 카드 가맹점에서 하나SK카드를 외환카드와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게됐고, 이 작업을 통해 하나SK카드는 신규 가맹점 모집비용절감 등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12/06/19 09:47 2012/06/19 09:47



KB국민은행이 당초 올해 5월 오픈을 예고했던 'KB스마트지점'이 6월이 지나서도 아직 구체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KB스마트지점'은 국내 최대 점포망을 가지고 있는 국민은행의 '스마트 브랜치' 전략이 처음으로 윤곽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은행권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관심이 큰 사안이기도 합니다.

다소 성급하지만 국민은행이 당초 약속한 5월을 넘기자 일각에선 '혹시 국민은행의 스마트 브랜치 전략이 변화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국민은행 관계자는 7일 "스마트 브랜치 오픈에 기술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며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의 공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오픈 일정에 영향을 받는 것일뿐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도 이 관계자의 말은 맞다고 봐야합니다. 기술적인 측면만 놓고 본다면, 국민은행의 KB스마트지점 전략이 불과 지난 2~3개월 사이에 '기술적인 돌발 변수'로 인해 완전히 수정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앞서 국민은행은 올해초 스마트 브랜치를 구성하는 데 있어 셀프존, 웰컴존, 세일존, 웨이팅존 등으로 기능별로 세분하고 여기에 근거리통신(NFC) 기술을 적용해 고객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하도록하고, 스마트지점에 특화된 ATM(현금입출금기)를 설치하는 등의 전략을 여러 언론을 통해 매우 구체적으로 공개한 바 있습니다.

국내 은행권에서 스마트 브랜치는 채널 전략의 혁신성때문에 주목되는 것이지 IT를 비롯한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난이도는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다만 은행권의 '스마트 브랜치'전략에 대해서는 완전히 다른 측면에서 한번쯤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입니다. 잠시 IT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보겠습니다.

 

◆스마트 브랜치, 내부 저항은 없을까? = 첫번째 생각해 볼 점은, 국민은행의 '스마트 브랜치'전략이 아무런 내부 저항을 받지않고 기존의 오프라인 지점 역할을 대체해 나갈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올해 초 국민은행측은 'KB스마트 지점'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스마트지점이 도입될 경우 기존 기점의 창구 직원을 70%이상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업무생산성 측면에서 약 60%~80%의 인력 절감 효과는 국내 금융권에서 제시되고 있는 '스마트 브랜치'전략의 핵심 구현 사안입니다.

그러나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스마트 브랜치가 확산될수록 은행의 기존 창구 직원들의 고용불안도 동시에 높아지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분명히 스마트 브랜치의 혁신적인 효과에 가려져 있는 부분입니다.


다만 기업은행이나 SC은행, 씨티은행처럼 원래부터 오프라인 지점수가 많지 않았던 은행들이라면 스마트 브랜치의 확산은 당분간 직원들의 고용불안과 별개의 문제입니다.  

 

물론 '스마트 브랜치'는 어디까지나 기존 오프라인 지점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입니다. 따라서 '창구 인력'의 역할을 'IT'로 완전히 대체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지나친 설정입니다.

그러나 스마트 브랜치의 확산이 어느 정도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그때부터는 금융회사 노조의 반발도 함께 안고가야하는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은행들마다 서울 시내 몇군데에만 시범적으로 스마트 브랜치를 선보인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이 문제가 표면화되지는 않은듯 보입니다.

 

◆대형 은행들은 스마트 브랜치가 달갑지 않다? = 두번째 주목할 점은, 대형 은행들이 과연 '스마트 브랜치'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소위 은행권 빅4는 '스마트 브랜치'경쟁에 아직 적극적으로 나서는 않고 있습니다. 이들 대형 은행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오프라인 지점망이 풍부합니다.
비용측면에서는  스마트 브랜치가 기존 오프라인 지점에 비해 분명 비교우위를 보이겠지만 그것만으로는 기존 점포를 대체할 이유로는 여전히 부족합니다.

 

오프라인 지점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를 여전히 은행권에서는 '큰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 브랜치는 아직 구색 맞추기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 브랜치가 비용측면에서는 오프라인 지점을 단순히 앞설 수는 있어도 실제 아웃바운드 영업과 고객과의 스킨십이 점점 더 중시되는 최근의 공격적인 금융 영업 트랜드를 고려했을때 오프라인 지점의 가치와 영향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입니다.

IT적인 시각으로는 쉽게 이해될 수 없는 부분입니다만 한편으론 공감이 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스마트 브랜치'가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대신할 것인지도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사실이기 때입니다. 최첨단 ICT인프라가 설치된 점포가 곧 수익성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유사한 비교가 될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스마트 브랜치보다는 훨씬 더 기능이 제한적인 'ATM창구, 무인점포'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금융자동화기기 도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던 지난 1990년대 초, 일부 시중은행들은 신도시를 중심으로 ATM만 설치해놓으면 오프라인 지점을 굳이 운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무인점포'효과는 생산성, 수익성 등 여러면에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금융회사의 IT부서에서는 '스마트 브랜치'가 혁신이지만 비 IT부서에서는 점포 전략에 있어 IT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스마트 브랜치'가 걷잡을 수 있는 대세로 보이긴하지만 그 속도와 내부의 인식, 비즈니스 효과의 검증은 의외로 더딜수도 있어 보입니다.


분명한 것은, 현재 금융권에서는 '스마트 브랜치'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있고, 그와 반대로 지나친 저평가도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2012/06/10 20:45 2012/06/10 20:45

<사진>대우정보시스템

AT커니가 최근 대우정보시스템의 경영권 인수 사실을 공식화하자 IT서비스업계가 정부에 대해 기다렸다는 듯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불편한 심기는 딱히 하나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이런 저런 요인들이 복합된 듯 합니다.

먼저, 정부 정책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제일 많습니다. 사실 '불편한 심기'보다는 '분노'에 가깝습니다. 대기업 계열의 한 IT서비스업체의 관계자는 "아마도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부작용으로 나타난 첫 사례일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중소 IT기업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정책적 취지를 벗어나 외국계 컨설팅사회사가 낼름 그 과실을 따 먹었다'는 냉소가 나오고 있습니다.


◆'정책의 실패'? =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의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은 국방, 전자정부 등 특정분야을 제외하고는 공공 IT시장 진입이 어려워집니다.


이젠 어떤식으로든 그 공백을 중견 IT업체들이 메워줘야합니다. 물론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견 IT업체들은 공공 IT시장에 뛰어들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의견이 여전히 많지만 그래도 해법을 찾아야합니다.

일단 중소 IT업체들로서는 ▲공공사업을 수행할 전문 인력의 확보 미흡, ▲공공 IT부문의 노하우의 부족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실제로 '인력 충원' 문제는 매우 중요한 경영상의 선택입니다. 공공 IT시장의 기회는 열렸다고는 하나 매출이 확대된다는 보장도 없고, 더구나 사업이 신통치 않을때는 뽑아놓은 인력들은 고스란히 경영에 부담을 주는 '고정 비용'으로 남게됩니다.

그러나 그렇다하더라도 이런 고민의 와중에 뜬금없이 외국계 컨설팅회사인 AT커니의 대우정보시스템 인수 소식을 접하니 IT서비스업체들 입장에서는 뒷맛이 씁쓸할 수 밖에 없다는 분위기입니다.


과연 AT커니의 대우정보시스템 인수를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의 사각 지대를 교묘하게 파고든 사례로 봐야할까요.


◆분노 보다 불안? = 한편으론 IT서비스업계는 이번 M&A의 성격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M&A의 주체가 정체불명의 사모 펀드가 아닌 AT커니처럼 브랜드가 알려져 있고, 실력도 인정받고 있는 회사가 직접 시장을 노크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사실 이 부분이 기존 IT서비스업계를 긴장하게 합니다. '분노'가 미묘하게 '우려'로 바뀌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견 IT업체들은 대기업 IT서비스업체들이 빠져나간 공공 IT시장에 고만 고만한 체급이 경쟁자들이 싸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엉뚱하게 전개될 수도 있습니다. 여우가 나간 자리에 호랑이가 들어앉은 형국일까요.


AT커니와 같은 '의외로 까다로운 복병', '호타 준족'들이 시장에 입할 수 있다는 점을 이제는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IT업계 내에선 'SW산업 진흡법'개정안 에는 이러한 사각지대가 아직도 너무 많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IT서비스업계는 상호출자제한 규정에 저축되지도 않으면서 공공IT사업 참여제한 규정에서 매출액 상한기준을 피해갈 수 업체들을 통한 우회로가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 때문에 IT시장에서는 SW산업 진흥법의 테두리에서 자유로운 중견 IT업체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AT커니의 대우정보시스템 인수발표이후 주식시장에선 M&A 기대감이 반영되는 듯 합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부차적인 현상입니다. '몸값'이 아닌 주가는 언제든 변화기 마련이고 본질이 아닙니다.

◆정책의 취지와 방법론의 한계 = 정책입안자들이 법과 제도를 입안할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하는 것은 '정책의 취지', 즉 방향성입니다.

면 가장 피해야할 것은 정책의 취지는 어느순간 망각한채 법안의 문구에만 함몰되는 경직성입니다.

'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의 올바른 정책적 취지는 말그대로 SW산업 진흥을 위해 중소 IT기업의 사업 기회를 넓혀주는데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소 IT기업의 공생, 그리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자는 정책적 취지는 좋으나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하자가 있어보입니다.

상호출자제한 법인에 속하지않은 중견 IT서비스업체 관계자의 지적이 와닿습니다.

그가 말한 취지는 대략 이렇습니다.


"기존 대기업 IT서비스업체들의 횡포와 폐해는 말안해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IT업계가 정부에 원했던 것은 '우리들만의 시장(Market)'을 따로 만들어달라는 것이 아니다. 엄정한 시장 질서, 입찰의 투명성, 공정한 기회와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입해 달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급보증의 문제때문에 100억원대가 넘는 대형 공공 IT사업을 규모가 적은 중소기업이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그렇다면 정부는 중소기업이 웬만한 규모의 정부사업을 마음놓고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지급보증제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이라도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합니다. 정책의 취지는 바로 '현장'에서만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2/05/25 08:19 2012/05/25 08:19

지난 8일 오후, 조용하던 IT서비스업계에 한바탕 난리가 났습니다. 이날 한 매체에 의해 난데없이 포스코(POSCO)와 삼성그룹 간의 ‘빅딜설’이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됐기 때문입니다. 물론 놀란 것은 IT서비스나 재계 뿐만 아니라 증권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살펴보니 빅딜설의 내용 자체가 좀 충격적입니다. 이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포스코가 작년부터 협력관계를 강화해왔으며 최근 정준양 회장과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미래전략실)이 빅딜을 위한 사전 MOU(양해각서)를 맺었다는 것입니다.

 

MOU의 내용도 다소 구체적입니다. 즉 포스코가 삼성전자, 삼성생명 등이 보유한 삼성중공업 지분 20%를 인수하고, 그 대신 포스코측은 삼성측에게 자사의 보유한 자사주 11% 중 5%와 포스코ICT 주식 52%를 넘긴다는 게 골자입니다.

 

쉽게 말해 포스코가 삼성중공업의 주요 주주가 되고, 그 대신 삼성그룹은 포스코의 2대 주주로 등극함으로써 사실상 ‘제철’사업에 뛰어든다는 것입니다. 그 배경으로 포스코가 인수전에서 실패한 대우조선해양 사례가 거론됐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실패한 포스코가 자신의 지분을 삼성과 맞바꿈으로써 소원을 이루겠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 내용은 언뜻 그럴듯해 보여도 상식선에서 따져봤을 때 부자연스러운 측면이 적지않은게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중공업의 지분 20%를 포스코에 넘기면 삼성의 보유지분 구조상 이는 사실상 매각을 의미합니다.

 

최근 몇 년간 세계경기 침체 때문에 중공업의 업황이 부진하다고는하나 삼성이 과연 그런 매각 결정을 할 수 있는지가 의문입니다.  포스코측도 "정준양 회장과 김순택 부회장이 만난 사실 자체도 없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빅딜설에서 거론됐던 포스코의 IT서비스회사인 포스코 ICT는 이날 오후 한국거래소(KRX)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통해 "최대 주주인 포스코가 삼성그룹에 지분을 매각한다는 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날 ‘빅딜설’은 몇시간만에 해프닝으로 정리됐으나 IT서비스업계는 좀 더 다른 측면에서 민감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 빅딜 시나리오에서 IT서비스업계의 대형사중 하나인‘포스코 ICT’가 핵심적으로 거론됐기 때문입니다.

 

◆빅딜설이 정말로 현실화된다면...IT서비스업계에 미칠 후폭풍은?

 

'만약 이번 빅딜설이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고 현실화된다면 IT서비스업계 어떻게 될 것인가?' 결과적으로 이번 빅딜설이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현재 IT서비스업계가 여전히 궁금해하는 관심사입니다. 만약 구체화된다면 흥미로운 장면들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면, 삼성그룹은 결과적으로 삼성SDS와 포스코ICT라는 초대형 IT서비스 기업을 두 개나 갖게 됩니다. 삼성그룹은 두 회사를 합병시키는 수순을 밟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SDS + 포스크ICT'의 조합은 이제껏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구도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당분간 삼성SDS에 맞설 적수는 없게됩니다. 삼성SDS는 2011년 3조6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포스코ICT의 매출을 단순 합산하면 5조원대의 외형으로 커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삼성SDS와 경합을 벌여왔던 LG CNS나 SK C&C 등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의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IT업계의 시각에서 봤을때 더 주목할 것은 삼성SDS와 포스코ICT가 결합했을 경우 나타나게 될 시너지효과입니다.


시장규모가 어느 정도 예측이되는 국내 시장은 논외로 치더라도 해외 ICT시장에서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해외시장 확대가 필요한 우리나라 IT서비스업계 입장에서 봤을 때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활로 찾아야하는 IT서비스업계, "M&A 시나리오에 민감할 수 밖에..."

 

포스크과 삼성그룹간의 빅딜설,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돼나온 삼성SDS와 포스코ICT의 결합 구도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현재로선 실현되기 어려운 부자연스러운 가정입니다.

 

그러나 이날 제기됐던 '빅딜설'이 꼭 아니더라도 최근 국내 IT서비스업계의 상황은 매우 뒤숭숭한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소프트웨어(SW)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대형 IT서비스회사가 공공 IT부문에서의 사업환경 악화를 우려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 IT서비스 회사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국내 중견 IT서비스업체나 SW회사를 M&(인수합병)할 것이라는 루머가 부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성SDS는 최근 금융솔루션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누리솔루션(대표 김종현)을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공공’이외의 IT서비스 시장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하는 상황에서 빅딜설이든 뭐든 기존의 시장구도에 변화를 줄만한 변수에 IT서비스 업계가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막 분출되려는 용암과도 같습니다.


포스코-삼성 빅딜설이 단순한 해프닝만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요즘 IT서비스업계의 분위기입니다.

2012/05/10 00:44 2012/05/10 00:44

최근 저축은행 4개사가 금융감독 당국에 의해 추가로 영업정지 조치됨으로써 또 다시 선량한 일부 고객들의 피해가 발생하게 됐습니다.


더구나 부실화의 책임이 있는 저축은행의 최고경영자가 밀항을 시도하다 체포됐다는 뉴스에선 쓴웃음이 나옵니다. 금융회사는 기본적으로‘신뢰’를 밑천으로 하는 사업입니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실제로 건실하고 우량한 저축은행들까지 도매금으로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됩니다.

 

대주주의 사(私)금고화.

 

지난 수십년간 끊임없이 지적받아왔던 국내 금융권의 고질적인 병폐입니다. 고객의 돈을 마치 자기돈인양 방만하게 운영합니다. 금융감독 당국이 여기에 끊임없이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결과적으로 '규정'을 넘긴 '편법' 또는 '불법'의 금융 여, 수신 관행은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금융회사의 부실, IT의 역할은 무엇인가 = 그렇다면 이 시점에선 금융회사에 있어 IT역할을 생각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쩌면 IT가 이러한 대주주의 사금고화를 기술적을 제어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는 없었을까.

 

실제로 금융회사에 있어 IT의 역할은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 대고객 서비스의 제고 못지않게 리스크관리시스템의 운영과 같이 부실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부여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규정대로 IT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어는 정도 부실화를 제어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그것은 IT에 대한 너무 과도한 기대입니다. 오히려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산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조작이 가능합니다. IT는 어디까지나 쓰고자 하는 사람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전산 장치일 뿐입니다.

 

수년전 금융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국내 일부 저축은행에서 '이중 시스템'의 운영 가능성을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중 장부’란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입니다. '이중장부'란 세금 탈루 또는 비자금 등을 조성하기 위해 제대로 기재된 가짜 장부를 만들고 진짜 장부를 따로 두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중 시스템'이란 말은 어떤 의미로 들리나요?

 

정확한 뉘앙스는 아니지만 아마 생각하신것과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금융감독 당국이 요구하는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시스템'외에 실제적인 데이터를 기록한 시스템이 두 개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중 시스템'은 편법과 불법의 기록을 담은 또 하나의 전산기록을 의미합니다.

 

◆금융회사 이중 시스템... 과연 존재할 수 있을까= 아무리 규모가 작은 금융회사라도 전당포가 아닌이상 만약 '이중 장부(시스템)'를 실제로 운영하게된다면 고도화된 IT지원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이것을 실제로 운영하려면 어떤 형태로든 전문적인 IT업체의 도움을 받아야한다는 소리죠.  

 

아직까지 국내에서 단 한번도 이같은 '이중 시스템'의 존재 자체가 공식적으로 드러나 문제가 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2금융권의 일부 차세대 프로젝트를 포함해 전산시스템 구축 사업에 참가해본 적이 있는 IT업계관계자들에 따르면, 발주자측으로 부터 간혹 이러한 은밀한 요구(?)를 받은적이 있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는 사업 발주요건에도 없는 요구사안입니다.


특히 "최근 1~2년부터 IFRS(국제회계기준)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고, 연결제무재표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시스템적으로 이를 더욱 정교하게 분리하기 위한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것이 금융 IT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다시 언급하자면, 금융회사가 정확하게 관련 대출 규정을 준수할 경우에는 논리적으로 특혜성 '부실 대출'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비밀번호가 하나라도 틀리면 시스템에 접근이 안되는 것처럼, 대출 요건이 하나라도 맞지 않으면 대출승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이뤄졌다면 고위층의 허락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고, 당연히 이는 규정을 어긴 '불법대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전산시스템도 대주주의 입맛에 맞게 나름의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 관련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입니다.  


저축은행의 경우, 예전부터 금융감독 당국이 엄격하게 관리했던 것중 하나가 '동일인 대출한도' 규정입니다. 위험을 분산하고 지역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특정 동일인에게 일정금액 이상의 대출을 할 수 없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8% 미만인 우량 저축은행들은 동일인 대출한도를 확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저축은행들이 이 제도를 악용해 PF대출(프로젝트 파이낸싱)의 비중을 높였고 부동산 침체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결국 퇴출 수순까지 밟게된 것입니다.


특히 과거 퇴출된 일부 저축은행들은 제3자 명의를 빌펴서 편법으로 '동일인 한도'를 훨씬 넘겨 PF대출을 한 사례도 수사결과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중 시스템'의 존재 개연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전산시스템에 이같은 '편법' 또는 '불법'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은 제 2의 시스템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물론 "그게 영화처럼 쉬운게 아니다. 불법과 편법을 교묘하게 위장할 정도의 내공은 가지고 있지 않다"며 그 가능성을 부정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앞서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4개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에 들어가면서 관련 업체의 전산시스템부터 장악했습니다.

 

만에 하나 이같은 전산시스템의 이중 운영실태가 조금이라도 사실이라면 이는 기존 금융 IT감독 정책 방향에 있어 큰 변화를 촉발하는 사건이 될 것입니다.

 

과연 '판도라의 상자'에는 어떠한 데이타가 담겨져 있을 지 기대됩니다.

 

2012/05/08 17:54 2012/05/0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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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2년전인, 2010년 1월. 누리솔루션이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후 찍은 기념식 사진. 이날 누리솔루션은 전직원의 가족을 초청해 지난 10년 동안 거둬들인 스스로의 성과를 자축했다. 


금융솔루션 업체인 누리솔루션(대표 김종현)이 지난 20일, 삼성SDS에 경영권 매각을 공식발표했습니다. 이로써 국내 금융IT업체중 가장 촉망받았던 업체 한 곳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물론 여기서 '사라진다'는 표현은 회사의 퇴출을 의미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누리솔루션은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유지함은 물론 경영진 및 임직원의 고용을 보장받았습니다. 또한 삼성SDS측은 오히려 중장기적으로 누리솔루션의 규모를 지금보다 크게 확장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경위야 어쨌든 누리솔루션의 매각 소식은, '신데렐라' 신화를 기대했던 금융 IT업계 에 많은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내실이 알찼던 누리솔루션이 지분 100%를 모두 넘겼다는 것은 겉으로 알려졌던것 보다 내부 사정이 더 어려웠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누리솔루션에 큰 애착을 가지고 있는 김종현 대표가 자신의 지분(38%)를 모두 삼성SDS에 넘겼다는 것을, 그를 10년간 지켜봐왔던 기자로서는 믿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왜 그랬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에 대해 누리솔루션 관계자는 "앞으로 지분비율 때문에 일일히 신경쓰고 싶지 않았고, 오직 일에만 전념하기위해서"라고 답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누리솔루션은 유동성을 확보하기위해 지분의 일부를 SK C&C에 매각, 10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았던 적이 있고, 몇년후 다시 지분을 되찾아옴으로써 경영권 간섭으로부터 벗어나는 놀라운 뚝심을 보인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 보입니다. 다시 옛 '장기신용은행' 출신의 김종현 대표를 중심으로 누리솔루션 멤버들이 예전처럼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게 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 승승장구, 그러나 단 한번의 시련

누리솔루션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금융IT업계에선 매우 촉망받았던 업체입니다. 특히 여신관리시스템및 사후관리, 리스크관리 등 전문가시스템 분야에서 뛰어난 실적을 쌓았으며 지금도 이 분야에서 많은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바젤II 특수는 누리솔루션의 성장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누리솔루션도 단 한번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처음부터 '고비'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욱 짙게 남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처음에 누리솔루션에게 천재일우의 기회, 종합 금융IT솔루션 회사로서의 기회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2009년 9월, 누리솔루션은 사업비 110억원 규모의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수주하게 됩니다. 사업내용및 사업규모면에서 누리솔루션 창사이래 최대 사업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그 '기회'였습니다.

누리솔루션은 좌고우면할 것 없이 이 사업에 사운을 겁니다. 모든 핵심 역량을 이 사업에 집중시켰으며, 수십억원의 막대한 R&D비용을 투입해 중견 금융회사용 코어뱅킹(Core Banking)시스템인 '프레임워크'도 개발했습니다.

무엇보다 이 제일저축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누리솔루션에게 기존 여신종합관리시스템 영역에서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으로의 영역 확장이라는 보다 큰 의미가 숨어 있었습니다.

누리솔루션은 이 사업을 계기로 그토록 원했던 국내 제 1의 금융IT 솔루션 기업을 꿈꾸었습니다.

이 사업만 멋지게 성공할 수 있다면 은행권은 몰라도 2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에서 IT서비스 빅3의 간섭(?)을 받지않고 독자적인 시장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뒤, 어제까지의 희망은 순식간에 악몽으로 반전됩니다. 제일저축은행 차세대 프로젝트가 완성될 무렵인 지난 2010년말, 발주자 측에서 시스템의 완성도 등을 트집잡는 등 프로젝트 완결이 수차례 연기되기 시작합니다. 분위기는 심상치 않게 흘러갔습니다.

어떻게든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한 누리솔루션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막대한 '적자'가 불가피했습니다. 상대방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좀 더 영악하게 대처했더라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는 금융IT업계가 아쉬워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결국 누리솔루션은 지난해 하반기 제일저축은행을 상대로  법적 절차에 돌입하게됩니다. 프로젝트 대금을 받기위해서 선택한 마지막 방법입니다. 이 때까지만해도 충분히 법적인 다툼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운명은 더 가혹했습니다. 마침 국내 저축은행에 불어닥친 부실사태 여파로 인해 지난해 제일저축은행이 P&A방식으로 퇴출된 것입니다. 그동안 사업 잔금을 받기위해 진행해왔던 '법적 절차'가 사실상 의미가 없게 되버린 것입니다. 설령 승소한다하더라도 기존 누리솔루션이 요구했던 채권액중 얼마만이라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누리솔루션, 더 강해지겠지만...." 아쉬움

이런 답답한 과정속에서 마침내 지난 20일 삼성SDS로의 경영권 매각 소식이 들려오게 된 것입니다.

내부사정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누리솔루션에게 더 이상 기다릴 수 있는 여유, 상황의 반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누리솔루션은 강력한 시장 영향력과 자본력을 가지고 있는 삼성SDS와의 협력을 통해 기존의 시장 경쟁력을 크게 배가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리솔루션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성SDS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삼성SDS의 애니프레임(Anyframe) 위에 누리솔루션의 강점인 여신ㆍ위험관리ㆍ유가증권 솔루션을 탑재해 고도화된 금융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도 기존 삼성SDS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레임워크 기반위에 누리솔루션의 솔루션이 얹혀진다면 강력한 시장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으로 삼성SDS는 이번 누리솔루션의 인수로 금융 IT부문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동안 누리솔루션은 IT서비스 '빅3'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많은 금융 IT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습니다. 실제로 IT서비스 빅3로부터 많은 러브콜을 받았고, 누리솔루션은 그 힘의 균형을 역이용하는 영악함 모습도 보였습니다.

기술력이 뛰어나다보니, 발주처에서도 컨소시엄 포함 여부에 관계없이 누리솔루션에게 사업 참여를 요청한 적도 적지않습니다. 물론 삼성SDS의 자회사로 편입된 이상, 앞으론 IT서비스 업체들을 넘나드는 활기한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누리솔루션은 4월의 목련처럼 화려하게 피웠다가 순식간에 졌습니다. 

그러나 단 한번의 실수 때문에 10년의 노력이 물거품된 것은 아무리 거리를 두고 생각해봐도 두고 두고  아쉬운 장면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숱한 머니 게임의 유혹을 뿌리치고 지금까지 묵묵하게 제길을 걸어온 역사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10년후 우리 모습은 국내 10위 이내의 SW회사, 아시아 최고 수준의 금융솔루션회사, 노력과 성과를 함께하는 나누는 종업원지주회사로 발전시키겠다. 나이 50이 넘어서도 일할 수 있는 좋은 회사를 함께 만들어 가자."

2년전, 10주년 창립 기념식때 김종현 대표가 직원들에게 했던 축사중 일부입니다.

결과적으로 그가 약속했던 '종업원지주회사'는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야속한 역설이지만 국내 최고, 아시아 최고 수준의 금융솔루션회사로의 도약은 누리솔루션이 경영권을 매각하고 나서야 마침내 출발선에 서게된 듯 합니다.

아무쪼록 누리솔루션의 앞날에, 그리고 그동안 회사를 이끌어왔던 많은 사람들의 앞날에 건승을 빕니다.


2012/04/23 11:32 2012/04/23 11:32

역시 연기가 나는 굴뚝에는 반드시 사연이 있기 마련입니다.

 

최근 IT업계, 특히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업계의 관심은 MDS테크놀로지의 ‘강렬한 그 무엇(?)’에 쏠려있었습니다.

 

지난 1년간 평균 6000원대 안팎에 머물면서 지리하게 행보하던 코스닥 상장사인 MDS테크놀로지 주가가 작년 12월 중후반부터 오르기 시작해 올해들어서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한 달 내내 올랐습니다.

 

이 회사의 주가는 8일에도 1만800원으로 장을 마쳐 전일대비 3.85%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아주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고, 동시에 MDS테크놀로지를 둘러쌌던 ‘강렬한 그 무엇’의 비밀도 드디어 풀렸습니다.


다름 아닌 여의도 증권업계에서 ‘미다스의 손’, ‘한국의 워렌 버핏’으로 불리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사진)이 MDS테크놀로지의 주식 30만주를 최근 매수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MDS테크놀로지의 2대 주주인 나기철 이사로부터 지분(3.35%)을 전량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른바 ‘블록 딜’ 방식입니다.

 

그런데 IT업계 입장에서 봤을때 이 소식이 의미는 갖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참고로, 코스닥 시장의 주가는 ‘도깨비 주가’입니다. 도대체 정체가 불명한 사모펀드가 개입하거나 흔히 ‘꾼’들로 불리는 부티끄들이 장난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한 루머의 진원지도 여기로 지목됩니다.)

따라서 기술력이 좋고 경영이 건실한 MDS테크놀로지를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상승은 그 자체만으로 기업을 평가하기에 불충분한 재료입니다.
 
그러나 이번 경우에는 분명히 그것과는 의미를 좀 구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주인공이 이민주 회장이라는 점, 그리고 그가 놀랍게도‘임베디드 소프트웨어’업체에 주목했다는 점때문이죠.

이 회장은 지난 2000년 케이블방송사업체인 씨앤엠을 설립하고 이후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등 특유의 투자재능을 발휘해 1조원대의 거부 대열에 올라선 인물로 유명세를 탓습니다.


현재 이 회장은 ‘에이티넘파트너스’라는 생소한 이름의 투자회사를 이끌고 있는데 이 조직에 대한 정보는 증권가에서도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습니다. 직원이 20명에 불과하며 투자컨설턴트 조직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회장은 이 조직을 통해 투자처를 물색한다고 합니다.


실제 최근 몇년새 그가 투자한 금융, 건설, 홈쇼핑, 유통, 해운, 요식업(미스터피자) 등 업종을 불문하고 다양합니다.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크고 재료가 넘쳐나는 IT회사는 오히려 그의 포트폴리오에 빠져있다는 것이 특이합니다.

 

증권가 소식통에 따르면, 이민주 회장은 기업이나 업종의 ‘성장성’을 중시하는 투자스타일을 꾸준히 유지한다고 합니다.

 

결국 이날 MDS테크놀러지의 주식 인수 소식에 IT업계가 의미를 둔 것은 ‘이민주’라는 브랜드가 마침내 손을 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산업에 대한 가능성입니다.

 

물론 MDS테크놀러지는 최근 국산 고등 훈련기인 T-50에 탐재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선정됐고, 자동차용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매출도 최근 크게 성장하는 등 고성장을 하고 있는 알짜 회사 입니다.

 

MDS테크놀로지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5.5% 증가, 또 지난해 매출은 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습니다. 이와함께 당기순이익도 45억원으로 220.8%나 급증했습니다.

꼭 이민주 회장이 아니더라도 이 회사는 ‘가치투자’를 중시하는 누구에게라도 주목을 받을만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의 성장성이 얼음보다 차가운 한 투자가의 눈에 들 정도로 시장에서의 위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정책적 지원방안이 제시됐으나 아쉽게도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작 국내 IT시장 내에서도 여전히 주변부에 머물고 있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물론 제비 한마리가 날아왔다고 봄이 온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MDS테크놀로지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산업에 주목한 이민주 회장의 투자 소식은 어쨌든 주가 이상의 의미를 부여할만한 소식임에는 분명해보입니다.

2012/02/09 11:07 2012/02/09 11:07




 

 


 

오늘 우리동네 대형 마트가 개점했다.


이름은 K마트(가명). 겨울 저녁임에도 행사 도우미 아가씨들의 율동이 힘차고 흥겹다.

 

저녁 7시, 한참 붐빌시간이다.

 

'며칠전부터 아파트 현관에는 '오픈기념 빅 세일'이라고 쓴 대형 전단지가 요란하게 붙기 시작했다.

 

“바로 오늘인가 보군...”


퇴근길의 P과장(42)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구경도 할겸 마침 초등학생 아이들 간식거리도 살겸 마트에 들어갔다.

 

할인...할인...할인...전단지로 도배가 됐다. 제값주고 사는 사람은 바보라고 비웃는 듯 하다.

 

오픈일을 기다렸다는 듯이 옆 동네에서도 원정온 아줌마들도 많아 보인다. 과일코너에서 마이크를 잡은 젊은 총각의 목소리가 귀에 얼얼하다.

 

매장 한켠에선 주부들이 줄을 서있다. 고객 카드를 만들면 라면 1박스가 공짜다.

 

P과장도 귀찮지만 휴대폰번호, 주소를 써주고 고객카드를 작성했다. '앞으로 결제할때 고객카드를 제시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는 설명은 안들어도 다 안다. 

 

집에 들어온 P과장은 와이프에게 고객카드를 건넸다. "집앞에 마트에서 앞으로 장볼때 이것도 같이 내"

 

그런데 P과장이 무심코 작성한 이 고객카드에는 앞으로 P과장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엄청난(?)' 데이터가 축적된다.


P과장은 단지 고객카드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이름과 주소, 핸드폰 번호만 적었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데이터는 그런 차원의 개인정보는 아니다.

 

물론 이 정보가 가진 의미를 마트도 제대로 알지는 못한다.

 

그럼 P과장의 고객카드에 어떤 정보가 쌓이게 되는지 시나리오를 통해 가정해 보자. 앞으로 1년간 이 카드에는 P과장의 '식생활 구매 정보'가 고스란히 담기게 된다.

 

◆예상을 뛰어넘는 정보들...데이터는 과연 돈이 될까

 

1년후 K마트의 고객 팀장은 P과장의 결제 이력을 꼼꼼히 살펴본다.

 

마트에 설치돼 있는 매장관리 프로그램은 의외로 강력하다. 개인별로 품목별, 기간별 다양한 매트릭스로 통계 산출이 가능하다.

 

P과장네가 결제한 1년간 총 결제금액은 414만원이다. 한달에 약 35만원 꼴이다.결제액을 기준으로 할때 P과장은 3000명 회원중 중간 그룹인 1500위이다.

 

이 마트의 매출 대비 마진(수익율)은 약 22% 수준이다. 이 비율이라면 P과장네는 이 마트에 지난 1년간 약 80만원의 수익을 안겨줬다.

 

K마트의 서버에는 P과장의 구매 패턴이 깨알같이 들어있다.


구체적으로 어느 요일에 어떤 품목을 주로 사는지, P과장 자신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는 정보까지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마트 계산대의 POS단말기에서 수집되기 시작한 결제정보는 양과 질 모두에서 대단하다.

 

약간의 픽션이 들어가 있지만 아래의 시나리오는 실제 데이터를 근거로 한 추론이다. 편의상 P과장네의 식생활품 구매 패턴으로 가정한다.

  

# 시나리오의 재구성

 

P과장네는 쌀은 백미도 가끔 사가지만 주로 20Kg짜리 현미를 먹는다. 거의 20일 마다 쌀을 사간다.

 

고기는 한달에 1번꼴로 사는데 주로 돼지고기(수육 또는 삼겹살)을 산다. 주로 3인분 정도사는데 특이한 점은 상추와 쑥갖같은 채소를 함께 사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삼겹살을 구워먹더라도 쌈을 싸서 먹는 스타일이 아닌것으로 판단된다.

 

가격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고기가 비쌌을때도 구매량은 비슷했다.

 

고기를 살때 술을 사는 경우도 있지만 안사는 경우도 많다. 돼지고기 판매와 주류 판매의 연관성은 발견되지 않는다.

 

P과장네가 구매한 주류 이력을보니 한달에 1번꼴 정도로 막걸리와 캔맥주가 있었다. 소주는 없었다. 술을 마시긴하지만 집에서까지 술상을 보는 '주당'은 아니다.

 

P과장네는 고기(육류)를 썩 좋아하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생선류의 소비도 높지는 않다. 물가가 올라 가격이 비싼탓도 있지만 할인행사를 해도 구매 패턴에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두부와 계란외에 콩나물, 시금치 등 채소류의 소비는 꾸준하다. 식생활이 비교적 정형화된 스타일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만두, 떡볶이 재료, 과자묶음세트, 참치캔 할인세트, 라면, 카레, 떡볶이, 김밥재료 등 인스턴트류의 구매는 상대적으로 빈도가 높았다.

 

이는 아마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아이들에 아직은 식생활 패턴이 맞춰져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할인행사를 하면 물건을 평소보다 많이 사는데 P과장네는 할인행사 품목 한 두 개만 더 살뿐 연관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트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손님에 속한다.


예를 들어 매운탕 재료를 싸게팔면 연관품목인 무나 고추, 쑥갖의 판매도 동시에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연관판매 물건은 당연히 정상가격이다. 할인행사로 인한 수익을 연관판매로 보전해야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에는 P과장내의 구매 행태를 기간별로 설정해 여름철(6~9월)과 겨울철(11월~2월)로 구분해 보았다. 의외로 식생활 패턴의 변화가 크게 없었다.

 

계절과 크게 관계없이 찬거리를 위해 항상 사는 물건이 있었고 부차적으로 그때 그때 달라지는 몇개의 품목이 있었다.

 

오히려 날씨에 따라 패턴의 변화가 있었다. (물론 실제로 K마트 DB서버에는 '날씨'가 매출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써 설정돼 있지 않다)

 

P과장네는 더운 날씨에는 비빔국수, 비빔냉면 구매 빈도가 높았다. 비가 오거나 추운날씨에는 햄, 두부, 파, 고추 등 매콤한 찌개거리의 구매가 많았다.


물론 평상시와 다르게 음료수 판매 비중이 높거나 과일의 구매비중이 높거나 하는 경우가 있다. 이는 집에 손님이 왔을 경우다.

 

결국 이런 저런 데이터가 앞으로 계속 축적된다면 K마트는 P과장네의 오늘 저녁 메뉴를 대략 예측할 수 있는 상황에 까지 이른다.

 

P과장의 와이프는 오늘 저녁 찬거리때문에 고민하고 있겠지만 이미 K마트의 서버는 결과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예측하고 있다.


결국은 P과장네가 그동안 수없이 실행한 구매 패턴의 범주내에서 오늘 저녁 매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그동안의 구매 데이터로 충분히 추론할 수 있다.

◆데이터는 존재하지만....'분석되지 않는다면 숫자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P과장의 구매 품목 데이터를 가지고 식생활 패턴을 추론해 보았다.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 될지 자신있게 단언할 수 없지만 90% 가까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싱크로율이 완전히 100%에 가깝다 하더라도 이 데이터가 현실에선 아무런 의미도 없고 쓸모도 없다.


K마트의 입장에선 P과장네의 구매 결제 데이터는 큰 의미가 없다. 수천명의 고객중 겨우 중간그룹인 P과장네 한 가구의 패턴을 분석해야 할 실익(?)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P과장은 관리해야할 VIP고객이 아니다. 지금까지 구매행태로 봤을때 별로 수익에 도움이 안된다고 본다.

 

이는 지금 유통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산업에서 제시되고 있는 CRM(고객관계관리)의 기준이다.

 

K마트 입장에선 P과장네 한 가구를 위한 물건 구매 계획을 세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체 고객 3000명중 구매력이 큰 상위 1000명을 추려서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평균값을 분석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럼 요일별로 매출이 높은 물건, 할인 행사시 연관판매가 높은 물건 등이 나타난다.

 

그러나 수천명의 고객들로 부터 수없이 축적된 결제데이터의 활용도는 잘해봐야 거기가 끝이다.

 

데이터는 존재하지만 제대로 분석되지는 않는 것이다.

 

최근 IT업체들은 '빅 데이터(Big Data)'라는 거창한 개념을 경쟁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고객의 구매결제 패턴을 분석해 하나의 비즈니스 통찰력(Insights)을 갖는 것이 지극히 어려운 문제다.

 

P과장네 처럼 '별볼일 없는 고객'에게 어떠한 비즈니스적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분석, 그리고 그만을 위한 차별화된 마케팅을 전략을 세우는 것은 IT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론 쉽지않다.  

 

참고로, 마트 운영자들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객단가'이다. 객단가를 높이는 것이 그들에겐 최고의 마케팅 목표다. 마트가 고객 개인별로 맞춤형 구매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것은 상상으로서만 가능하다.  

 

'객단가'란 고객 1명이 평균적으로 구매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전체 매출을 고객수로 나누면 마트의 객단가가 산출된다.

 

만약 평균 객단가가 1만5000원 이하로 나타난다면 이 마트는 채소, 과일 등 '신선식품, 1차 식품' 구매 비중이 높다는 반증이다.

한편 객단가가 2만원이 넘어 선다면 이는 마트에서 기초적인 찬거리 즉, 신선식품과 식료품외에 공산품의 구매 비중도 어느 정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수는 좀 적더라도 객단가가 높은 마트가 자연히 좋은 점수를 받는다.

 

공산품의 매출 비중이 어느 정도 높다는 것은 이 마트의 수익율이 괜찮다는 반증이다. 고객들의 구매 품목 종류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구제가 안정화돼 있다는 의미다.

 

또한 농수축산물은 재고부담때문에 제때 판매하지 못하면 땡처리를 할 수 밖에 없지만 그럴 염려가 없는 공산품의 마진은 안정적으로 높게 설정된다.

 

 

◆우리의 일상이 '빅데이터'의 영역으로 들어온다면= 우리는 마트에서 거래 실적을 보고 포인트를 쌓아주고, 사은품을 주기위한 도구로써 고객카드의 용도를 생각하지만 실제로 여기에는 훨씬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그런데 그 의미를 끄집어 내는 것은‘빅 데이터’의 영역이다.

물론 이것을 단순히 결제 이력 데이터로 볼 것인지 한 발 더 나아가 '식생활 정보'로 가치를 높일 것인지는 데이터를 읽는 마트 마케팅 담당자의 역할이다.


만약 P과장이 K마트 입장에서는 별볼일없는 고객이라하더라도 그 가족의 식생활 패턴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고, 맞충형 정보로 재가공해 핸드폰 문자로 전송하는 정도의 변화만 줄 수 있다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큰 매출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미 이같은 개인화된 원 투 원 마케팅은 실제 금융회사, 자동차 회사, 고급 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구현되고 있다.

 

만약 논의를 더 넓혀서, 이 마트의 정보가 병원에 진료 데이터로 재가공되는 경우를 상상해볼 수도 있다.

 

지금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데이터가 그렇다.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는 관점과 능력이 비즈니스적인 가치를 갖는다.

 

빅데이터는 새로운 발명이 아니라 이미 우리 일상속에서 재발견되고 있는 가치이다.

 

[박기록 기자의 블로그= IT와 人間

2012/01/19 10:28 2012/01/19 10:28

새해 벽두, 재계의 시선이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쏠려 있습니다. 물론 IT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최 회장의 거취에 따라 SK그룹은 어쩌면 비상경영체제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등 과거의 여러 사례를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더라도 그룹 총수가 자칫 '영어의 몸'이 됐을때 그룹의 행보가 크게 위축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사실입니다.


이 때문인지 시장에서는 최근의 검찰 수사와 관련, 당장 SK텔레콤 '하이닉스 인수'건 부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더구나 글로벌 시장환경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제아무리 재계 빅3인 SK그룹이라고 하더라도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우려가 결코 기우로 넘길 것도 아닙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SK텔레콤의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승인하는 등 SK그룹 입장에서는 하이닉스 인수와 관련해 걸림돌이 될만한 것은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통상적으로 매년 12월초쯤이면 윤곽이 드러났던 SK그룹 인사도 올해는 '최 회장 변수'때문에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SK그룹 안팎에서는 그룹 인사 시기와 관련, 빠르면 올해 설 연휴 이전에 발표하거나 또는 1월말쯤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인사의 교체 폭에 대한 전망이 있어서는 일단 '보수'적인 시각이 주변에서 우세한 듯 합니다.


이런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그룹내 주요 관계사 CEO들과 가진 오찬에서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당부하는 등  모처럼 자기 목소리를 냈습니다. 아직 마무리 짓지못한 투자·채용·조직개편 등 경영계획 수립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를 서둘러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형식적인 신년 인사 치레로 볼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고 있는 듯 합니다. 검찰 수사를 받아온 최 회장이 별 탈 없이 경영에 정상적으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앞서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계열사 자금횡령 혐의로 지난달 28일 구속 수감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동생이 구속된 상황에서 더 크게 불똥이 튈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관련하여 주목할 것이 SK C&C의 주가입니다. 최 회장이 어느 정도 지분을 정리하긴했지만 여전히 확고한 SK C&C의 1대 주주(38%, 1900만주)입니다.


그런만큼 최 회장의 신변과 관련해 이를 잘 반영하지 않겠느냐는 것인데 물론 근거가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지난 2009년 11월11일 주당 3만원에 상장한 이후, 특별한 계기마다 한 계단 한계단 올라섰습니다. SK(주)와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0만원대로 올라섰고, 북미 모바일 결제시장 진출과 구글에 모바일 결제솔루션을 공급한 것으로 호재로 16만원대로 치솟았습니다. 물론 SK C&C 주가의 근원적인 힘은 물론 SK그룹을 움직이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라는 성격에서 출발합니다.


오히려 안철수 관련주, 박근혜 관련주들이 티끌만한 이슈에도 엄청난 롤러코스트를 타는 것과 비교하면 최 회장과 SK C&C 주가와의 상관관계는 '과학'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반면 SK C&C 주가는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고 당시 최 회장의 선물투자 손실, 검찰 수사 등 CEO관련 뉴스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하락해 지난 연말 폐장일에는 11만원대로 크게 주저앉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새해들어 연이틀 급등, 13만원대(3일 종가기준)로 반등했습니다. 물론 3일은 워낙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49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가 함께 묻어 가는 측면도 없지 않았지만 지수와 관계없이 추락을 거듭하던 지난달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많이 누그러졌습니다.


SK C&C도 회사 내부적으로는 한숨을 돌린듯한 분위기입니다.


물론 최 회장 개인으로 인해 기업 경영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 그것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 바람직스런 현상은 아닙니다.


올해 매출 2조7000억원을 바라보는 SK C&C 규모의 회사라면 대주주 신변에 관계없이 시스템에 의한 경영 프로세스가 작동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과거 안정성을 중시하는 '1인 오너십' 중심의 우리 나라 대기업 지배구조 문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2세에서 3세 경영 시대로 넘어가는 상황에선 이는 새로운 '경영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선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과의 작별을 고했지만 애플은 여전히 강하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2012/01/03 17:55 2012/01/03 17:55